1승 투수와 20승 투수의 맞대결. 언뜻 보기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연상된다. 그리고 실제로 다윗이 승리를 거뒀다.
'정규시즌 1승 투수' 신정락(LG)은 28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을 2피안타 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기대 이상의 빼어난 투구였다.
말 그대로 최고의 호투였다. 신정락은 빠른공과 커브 두 가지 구질 만으로도 넥센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7회 홈런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대세에 큰 영향은 없었다. 신정락은 핀포인트 제구력에 넥센 강타선은 헛방망이를 휘두르기 일쑤였다.

또한 신정락의 상대가 정규시즌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이었기에 더욱 빛났다. 밴헤켄은 올 시즌 20승 6패를 거두면서 7년 만에 2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시즌 중에는 자신이 등판한 14경기에서 연속 승리를 따내며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투수다.
밴헤켄 역시 역투를 펼쳤다. 신정락보다 마운드에서 더 오래 버텼는데, 7⅓이닝동안 4피안타 10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정규시즌이었으면 승리를 거두고도 남았을 성적, 그렇지만 넥센 타선이 신정락에게 완벽하게 농락당하고 말았다.
밴헤켄이 20승으로 대표된다면, 신정락에게 가장 빛나는 순간은 불과 3주 전인 6일 잠실 NC전이었다. 당시 신정락은 7⅓이닝을 2볼넷 9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노히트노런도 노려봄직했지만 손가락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었다.
신정락이 큰일을 해냈다. 1차전을 먼저 내줬던 LG는 선발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였던 2차전을 잡았다. 이제 3차전 LG는 코리 리오단이, 넥센은 오재영이 등장한다. 오히려 선발 매치업은 LG쪽이 앞선다. 진기록 투수들의 맞대결, 신정락이 승리를 거두며 LG는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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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