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모두 맛본 보스턴 레드삭스가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통한 재기를 벼르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분주히 누빌 전망이다. 이 와중에서 아시아 출신 ‘포스팅 3인방’에 대한 모든 조사도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영입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3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은 올해 힘없이 추락했고 결국 시즌 중반 일찌감치 백기를 들며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존 레스터, 존 래키, 제이크 피비 등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이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취약 포지션을 메우기 위한 작업이 이어졌으나 어쨌든 선발 요원들이 빠져 나가 다음 시즌 마운드 구상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이에 보스턴은 맥스 슈어저, 존 레스터 등으로 대변되는 FA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다만 워낙 거액의 몸값이 소요되는 까닭에 얼마나 많은 특급 선수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략을 잘못 세우면 빈손으로 철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트레이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역시 가진 자원을 내놔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소 5명의 선발 투수들을 확보해야 하는 보스턴으로서는 미래가 아주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에 보스턴은 대안으로 아시아 포스팅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김광현(26, SK), 마에다 겐타(26, 히로시마), 가네코 치히로(31, 오릭스)가 그 3인방이다. 세 선수는 해외 이적을 위한 완전한 FA 자격은 없지만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해외로 나갈 수 있다. 구단 동의가 관건인데 김광현은 29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MLB 진출을 선언하게 된다. 에이전트 선임 또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네코도 긍정적으로 미국행을 검토 중이다. 결정을 잠정적으로 미룬 마에다도 아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현지 에이전트는 “보스턴이 세 선수를 모두 지켜봤다. 여러 차례 확인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심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물론, 이미 시즌 중 마에다와 가네코도 지켜보고 갔다는 것이다. 당장 팀의 원투펀치를 이룰 만한 전력감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3~5선발을 맡길 수 있는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FA 시장의 성과가 미비할 경우를 대비할 ‘보험’을 아시아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사와무라상에 빛나는 가네코는 최근 페이스가 가장 좋은 선수다. 마에다는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투수 중 하나다. 보여준 실적이 확실하다는 뜻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 개정된 미·일 포스팅시스템의 포스팅 상한선인 2000만 달러를 모두 채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광현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해외 스카우트들의 호평을 받았고 두 선수와는 달리 왼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 점이 있다. 두 선수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몸값도 장점이 될 수 있다.
이 에이전트는 “스카우트들이 왔다고 해서 그 팀이 모두 포스팅에 참여한다고는 볼 수 없다. 단순한 리포트 작성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 스카우트들도 적잖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유지하면서도 “그래도 많은 스카우트들이 찾았고 보스턴급의 팀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선수 가치 산정에 나쁜 일은 아니다. 세 선수 모두 책임자급 관계자들이 지켜본 것으로 안다”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편으로는 마에다와 가네코의 포스팅 도전 선언이 늦어질수록 김광현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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