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이어게임' 이상윤-김소은, 이 적당한 설렘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0.29 07: 06

'라이어 게임' 이상윤과 김소은이 묘한 어울림을 보여줬다. 필요에 의해 서로 돕는 처지지만, 전혀 다른 가치관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듯 했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라이어 게임'(극본 유용재, 연출 김홍선) 4회에서는 배신자 엑스(X)를 찾기 위한 하우진과 남다정의 고군분투가 펼쳐졌다.
배신자 엑스의 정체는 최성준(이시후)가 아닌 제이미(이엘)였다. 안경과 가발로 분장을 한 제이미는 가짜 이름으로 팀원들과 계약을 맺었고, 막판에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최후의 1인이 돼 상금 20억을 홀로 차지할 속셈이었다. 하우진(이상윤)은 이런 비열한 전략을 이미 눈치채 제이미를 저지했다. 마지막 출제자로 나선 그는 일부러 자신의 패를 먼저 공개해 혼란을 야기했고, 최성준의 도움으로 마지막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

반전의 반전은 계속됐다. 에이미는 탈락해야 마땅하지만, 장 국장(최진호)은 이를 반대했다. 프로그램의 재미가 중요하다는 이유였고, 제작진은 갑자기 닉네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제이미는 패자부활전으로 게임에 재합류하면서 상금까지 획득했다.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이번엔 남다정(김소은)이 위기에 처했다. 사채업자 조달구(조재윤)가 남다정이 잠든 사이, 남다정이 나눠 가진 상금이 담긴 가방을 들고 도주했다. "상금 간수나 잘하라"는 하우진의 퉁명스러운 충고 뒤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우진이 명석한 두뇌를 지녔다면, 남다정은 착한 마음씨를 갖고 있다. 하우진은 남다정에게 배신자 엑스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의 법칙을 설명해줬고, 무조건 사람을 믿으려고 하는 남다정에게 경각심을 선사했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남다정이 흔들릴 때 올바른 선택으로 이끄는 이도 하우진이었다. 물론 그 역시 남다정의 도움을 받았다. 남다정에겐 사람의 경계심을 풀게 하는 매력이 있었고, 하우진은 그런 남다정을 이용해 최성준의 실체를 확인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당장 러브라인을 그리거나 '썸'을 탈 확률은 적다. 하우진은 남다정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다정은 하우진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정도다. 하우진의 눈에 남다정은 답답한 낙관주의자, 남다정의 눈에 하우진은 엄격한 염세주의자다. 서로를 돕지만, 가치관에선 늘 대립한다. 남다정의 순수함을 하우진이 한번쯤은 이해해보려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색하고 쏘아붙인다. 이런 긴장감이 미덕인 '라이어 게임'에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결국 두 사람의 사이에 존재하는 적당한 거리가 '라이어 게임'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인다. 든든한 남자와 해맑은 여자라는 설정만 놓고 보면 로맨틱 코미디도 떠오른다. 배우 이상윤과 김소은의 매력이 더해져 제법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제작진이 욕심을 낼만도 하다. 하지만 원작처럼 러브라인을 전면에 다루지 않으면서, 잘 짜인 심리극이란 원작의 본질에 집중해 영리한 각색으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어 게임'이 잘 만든 원작 드라마라는 평가가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jay@osen.co.kr
'라이어 게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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