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LG, 잠실서 유광 물결타고 KS 향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0.29 05: 57

이제 잠실구장이다.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를 향한 첫 번째 발자국을 시원하게 찍었다. LG는 플레이오프 1차전 실수를 2차전에서 신정락의 호투와 8회 타선폭발로 만회했다. 2차전 9-2 대승 후 양상문 감독은 “적지에서 1승 1패를 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목표는 달성했다. 잠실 2연전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흐름이 LG 쪽으로 넘어온 만큼, 잠실구장서 마침표를 찍으려한다.
실제로 여러 부분에서 LG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타선 마운드 모두 LG가 넥센보다 앞섰다. LG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였던 신재웅과 이동현의 체력소모도 1차전 휴식, 2차전 8회초 빅이닝으로 거의 없다. 무엇보다 LG는 앞으로 두 경기에서 리그 최고의 열혈팬들과 함께 한다. 준플레이오프서 NC 다이노스 선수들을 긴장케 한 LG 팬들의 저력이 다시 발휘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LG의 플레이오프 필승 요인 세 가지를 꼽아본다.

▲ ‘빅이닝 본능’ 정규시즌과 다른 포스트시즌 타선 폭발  
정규시즌 주춤했던 LG 타선이 포스트시즌서 대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가을모드에 들어간 LG는 마운드만 내세우는 팀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6경기서 팀 타율 3할4푼3리를 찍고 있다. 정규시즌 팀 타율 2할7푼9리를 기록했던 것과 판이하게 다르다. 투수전이 많은 포스트시즌의 흐름을 LG 타자들은 역행한다.
단순히 안타만 많이 나오고 있는 게 아니다. 장타의 비중이 늘었고 빅이닝도 꾸준하다. 지금까지 홈런 5개가 터졌다. 정규시즌 팀 홈런 꼴찌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타자들이 순간적인 집중력을 발휘, 네 번이나 한 이닝에 5점 이상을 뽑았다.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의 맹타에 스나이더의 대폭발까지 더해지며 타선 전체에 불이 붙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8회초 넥센 필승조 한현희와 조상우를 모두 무너뜨리며 6점을 올렸다.
이재학 에릭 찰리 웨버 소사 밴헤켄 중 이번 포스트시즌서 LG 타선을 상대로 6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밴헤켄이 유일하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투수도 밴헤켄 뿐이다. LG 타자들이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들을 잡아먹고 있다.
반대로 넥센 타선은 플레이오프 2경기서 정규시즌보다 훨씬 못쳤다. 팀 타율 2할2푼6리로 정규시즌 2할9푼8리보다 떨어진다. 특히 MVP 박병호의 7타수 1안타 부진은 뼈아프다. 앞으로 두 경기가 잠실 원정임을 생각하면 더 골치 아파진다. 박병호는 정규시즌 LG와 잠실 경기서 타율 2할5푼 OPS 0.669 홈런 0개로 고전했다.    
▲ 술술 풀린 선발·불펜 운용...마운드 대결 우위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만큼, 힘들 것 같았던 마운드 대결도 예상보다 쉽게 풀리고 있다. 2차전 선발투수 신정락이 7이닝 1실점으로 괴력을 발휘하면서 마운드 운용에 붙었던 물음표를 깨끗하게 지웠다. 이제 LG는 3차전 리오단 4차전 류제국 5차전 우규민의 필승 선발진을 가동한다.
세 투수 모두 5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충분히 준비한 상태서 선발 등판한다. 우규민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타구에 발을 맞고 교체됐으나, 양 감독은 우규민의 5차전 등판은 문제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5차전에서 LG는 우규민 뒤에 신정락을 붙일 예정. 목동구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최상의 카드가 대기한다.
불펜진도 2차전을 통해 희비가 엇갈렸다. LG 불펜투수들은 8회말 큰 점수차로 인해 점검차 마운드에 올랐다. 한현희 조상우 필승조 2명의 붕괴로 사기가 꺾인 넥센 불펜진과 정반대다. 이날 이동현은 22개, 신재웅은 5개의 공만 던지고 마운드서 내려갔다. 3차전까지 하루 휴식이 있는 만큼, LG 불펜투수들의 컨디션은 여전히 최상이다.   
▲ LG 최고 지원군, 잠실구장 유광점퍼 물결
LG만 갖고 있는 무기다. 준플레이오프서 25000석 잠실구장의 90%이상을 점령한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다시 LG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오지환은 플레이오프 3, 4차전에 대해 “확실히 우리 팬들이 많이 오시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이다”며 자신감을 전했다. 양상문 감독 또한 “이런 일방적인 응원은 처음 봤다. 사직구장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만큼, 상대 선수들은 곤혹스러울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NC 선수들을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 마음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한 이민호와 임창민은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른 그라운드 분위기에 어쩔 줄을 몰랐다.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본 A팀 전력분석원은 “확실히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라 그런지 잠실구장 분위기에 압도당한 게 눈에 보였다. 이민호의 경우 너무 긴장한 나머지 팔을 절면서 공을 던지더라. 포스트시즌서 LG 홈경기를 치르게 되면, 이러한 일방적인 응원이 큰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 역시 “나름 서울에서 7년 반 동안 경기를 했었는데 이렇게 LG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처음 본다”고 당황했다. 
넥센 선수들 전반적으로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다. 특히 필승조 조상우는 이번이 첫 번째 포스트시즌이며, 한현희도 올해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 어린 투수 둘이 2차전의 부진을 잠실구장에서 설욕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