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월드시리즈 3차전부터 5차전이 열렸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 온통 오렌지색 물결로 가득 찬 구장의 한 켠에 파란색 조각이 들어 있었다. 이들은 3경기 내내 “레츠 고 로얄즈(Let`s go Roy-als)를 외쳤다.”
때론 행복해 어쩔 줄 모르기도 하고 때론 침울한 표정을 짓기도 한 185명 가량의 이들은 바로 AT&T 파크에서 원정경기를 치렀던 캔자스시티 로얄즈 구단 직원들이었다.
29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스타(THE KANSAS CITY STAR)의 보도에 의하면 정규시즌 한 경기 보는 것도 경비를 계산하게 만드는 미국에서 이들이 월드시리즈에 그것도 샌프란시스코에서 2,900KM나 떨어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날아와 응원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캔자스시티 구단주와 CEO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글래스와 댄 글래스 덕분이었다.

캔자스시티가 볼티모어 오리올즈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승리한 직후 글래스 부자는 구단 직원들이 동반자 한 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3연전을 볼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세 비행기를 띄웠고 3일간 호텔 숙박비도 책임졌다. 물론 경기장 입장권도 함께 준비했다. 이들이 공항까지 이동하는데 전세 버스 4대가 동원되기도 했다.
구단 직원 중에는 31년간 교환원으로 일한 이도 있었고 캔자스시티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85년 입사해 지금까지 그라운드 정리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티켓 판매를 담당했던 직원은 60세 아버지를 모시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고 45세의 전기 담당 직원은 고교 1학년 아들에게 월드시리즈 경기를 보여줬다.
“우리 직원들은 정말 미친 듯이 일했다. 잠도 자지 않는 것 같았다.” 캔자스시티 인사부문 이사이 조나 메이이어의 말이 구단주가 왜 직원들에게 선물을 주었는지 설명해 준다.
캔자스시티 직원들이 AT&T파크 우측 파울 폴 근처에 있는 334구역(좌석배열을 위해 나눈 구역)에서 응원을 보내는 사이 딱 한 번 곤란한 상황이 있기는 했다. 4차전 도중 샌프란시스코 팬 2명이 같은 구역에 앉아 있다가 이들에게 야유를 보냈지만 이들은 곧 경비요원들에 의해 다른 곳으로 쫓겨났다. 그 일 말고 다른 샌프란시코 팬들은 이들에게 모두 친절했다고.
5차전이 끝난 뒤 다시 전세비행기에 오른 이들은 28일 새벽 3시가 지나서야 캔자스시티에 도착했다. 집에서 잠시 눈을 붙인 이들은 다시 커프먼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캔자스시티에 남아 있던 8,9명의 다른 직원들과 함께 월드시리즈 6차전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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