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같으면 FA 나와 있는 선수들 다 데려왔으면 좋겠다”
김성근(72) 신임 한화 감독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오프시즌 전력 보강에 대한 질문이었다. 물론 자신도 이것이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임은 잘 안다. 하지만 일말의 기대감까지는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의 선임과 함께 최하위 탈출을 노리는 한화가 오프시즌에서 ‘선물’을 안겨다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는 최근 5시즌 중 4시즌 동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근 3년 동안은 모두 꼴찌였다. 팀이 가진 전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가진 팀 전력 자체도 ‘4강권’은 아니라는 것이 야구계의 냉정한 시선이다. 2006년 이후 전체적인 세대교체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원활한 바턴 터치가 안 됐다. 특히 마운드가 그랬다. 그 결과 한화는 핵심적인 몫을 해야 할 중간층이 텅 빈, 심각한 전력 불균형 상태로 지난 3년을 보냈다.

하위권 팀의 체질을 개선시켜 상위권으로 도약시키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김 감독이다. 지난 세월의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한화가 기대를 거는 부분도 이것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무에서 유를 만드는 김 감독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가진 재료는 있어야 한다. 2006년 말 SK를 맡을 때는 정근우 최정 김강민 등 조련할 만한 자원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한화는 당시 SK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평가다. 김 감독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김 감독은 “바깥에서 인터뷰할 때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봤는데 안에 들어와서 보니 나이 먹은 선수들이 많더라. 심각하다 싶다”고 우려를 드러내면서 “투수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야수들이 나이가 많다. 이들을 얼마나 젊게 만드느냐가 내가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강훈련으로 야수들을 조련시키겠다는 의미다. 그래도 한계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관심은 한화가 김 감독의 전력 구상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를 영입할 것이냐에 몰린다.
가장 빠른 직통 코스는 역시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이다. 특히 약했던 마운드 쪽에서 선발 및 불펜 자원들 몇몇이 풀린다. 불안한 마운드 환경에 일조했던 수비는 강훈련으로 어느 정도 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투수는 다르다. 김 감독도 단기간에 육성시키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 올라올 때까지 버텨줄 자원이 있어야 한다. 야수보다는 투수 쪽에서 즉시 전력감 수혈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한화는 지난해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하며 FA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외부 FA인 두 선수의 몸값에 쓴 돈만 공식적으로 137억 원이었다. 실제 들어간 돈과 보상 금액까지 합치면 더 뛴다. 그럼에도 최하위에 처지며 그리 큰 효과를 못 봤다. 과연 올 겨울 한화가 다시 한 번 FA 시장에 뛰어들 것인지, 그렇다면 어떤 선수로 영입 효과를 극대화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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