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하며 내년 4강 복귀를 노리고 있는 SK의 다음 시선은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28)로 향하고 있다. 새 감독이 선임된 만큼 밴와트의 재계약 및 외국인 영입 문제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SK는 유독 외국인 선수 덕을 못 봤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자랑하는 루크 스캇, 지난해 텍사스의 25인 로스터에 끼어 있었던 로스 울프, 한국프로야구 첫 해 가능성을 보여준 조조 레이예스로 개막 외국인 라인업을 꾸린 SK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함께 추락했다.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외국인 선수들이 오히려 국내 선수들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한가닥 위안은 있었다. 퇴출된 레이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밴와트였다. 당초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어 의구심이 있었지만 오히려 ‘메이저리그 3인방’보다 나은 성적을 냈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에 합류한 밴와트는 올 시즌 11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3.11의 빼어난 기록을 남기며 SK의 후반기 대반격을 이끈 주역으로 손꼽힌다. 1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가 7경기에 이를 정도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비록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막판 이탈했고 그 과정에서 구설수에 오른 적은 있었다. 그러나 선수가 반성하고 있고 보여준 기량이 확실한 만큼 SK도 재계약 대상자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일단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이 내년 투구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점은 이미 확인했다.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 제구력, 다양한 구종 구사 능력 등도 합격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만한 선수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SK가 밴와트의 계약을 조기에 마무리지으려는 것은 지난해 크리스 세든(요미우리)의 학습효과다. 당시 SK는 정규시즌 다승왕(14승)을 차지한 세든과 재계약 방침을 세워두고 접근했다. 그러나 세든은 이런 저런 핑계로 협상을 계속 미뤘고 결국 일본프로야구의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손을 잡았다. SK로서는 뒷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올해는 그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밴와트 스스로도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보상이 이뤄진다면 SK에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외에도 SK는 나머지 두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시즌 중 김상진 투수코치와 외국인 담당 직원이 한 달가량 미국에 체류하며 영입 후보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제 새 감독도 선임돼 최종 결정권자가 생긴 만큼 되도록 빨리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하겠다는 심산이다. 현장의 내년 구상을 편하게 하기 위한 행보다. 한편 외국인 보유 규정이 올해와 같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어 야수도 1명을 생각 중이다. 다만 야수 선발은 FA 선수들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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