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정심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은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 해부터 독보적인 활약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별다른 적응기간도 없이 데뷔와 함께 구원왕에 오르며 한신을 일본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1년 전 이맘때 2년 총액 9억엔의 거액을 받고 한신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 시선이 있었지만 이제는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오승환의 성공과 함께 해외 무대에 진출하려는 선수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이후 김광현(SK) 강정호(넥센)이 미국 무대를 넘보고 있고, 이대호(소프트뱅크)에 이어 오승환까지 주름잡고 있는 일본프로야구에선 장원준(롯데) 양현종(KIA)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오승환은 후배들의 해외 무대 도전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이러쿵저러쿵 할 말은 아니겠지만, 일본이나 미국에 가려는 선수들은 기본 실력이 있는 친구들일 것이다"며 "어느 팀에 가든 그 선수의 미래보다는 당장 내년부터 필요해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데려가려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즉 외국인선수로 즉시 전력감을 원한다는 이야기. 그는 "그래서 평정심이 중요한데 그것이 가장 힘든 것이다. 해외에 오면 한국과 모든 환경이 다르다. 스스로 생각하는 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나도 일본에 온지 1년밖에 안 되지만 한국에서와 다른 환경적인 부분이 어려웠다"고 적응 과정을 되돌아봤다.
그럴수록 성격적으로 오픈마인드가 될 필요가 있다. 오승환은 "성격도 실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가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며 "야구와 일상생활 모두 힘들다. 생활 자체가 야구와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돼 있다. 밥 먹는 것부터 야구를 잘하려고 하는 것이다"고 했다.
한국에서부터 일식을 좋아한 오승환이기에 음식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그는 "원래 일식을 좋아한다. 입맛이 잘 맞아서 크게 어려운 건 없다"며 "일본말도 계속 배우고 있다. 언론 앞에서는 쑥스러워서 잘 하지 않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단어를 맞춰서 이야기한다"고 음식과 언어의 적응 노력을 말했다.
스스로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하지만 일본 전문가들은 "오승환이 처음 왔을 때보다 더 발전했다"고 그의 적응력과 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우리 한국야구가 크게 뒤처지는 건 아니고, 일본야구도 장단점이 있다. 일본의 좋은 점을 많이 보고 배우려 했다. 베테랑 선수들과 이야기도 하며 상대 타자 특성을 많이 물어봤다. 주로 불펜에 함께 있는 후쿠하라 시노부, 안도 유야와 친하게 지낸 덕분이다"고 말했다.
돌부처답게 해외 진출 첫 해에도 오승환은 평정심을 유지하며 중심을 잃지 않았다. 오승환의 성공을 후배들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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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