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선수 없어요?" 김기태 색깔 드러난 첫 날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0.29 07: 19

"빠른 선수 없습니까?"
김기태(46) 신임감독이 지난 28일 KIA 타이거즈 8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계약기간 3년, 연봉과 계약금은 각각 2억5000만원이다. LG 시절 소통을 통한 팀문화 혁신, 리빌딩의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아 타이거즈 사령탑으로 발탁받았다. 그러나 할 일은 태산이다. 팀 전력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선수단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 김 감독이 모든 것을 일으켜세워야 하는 무거운 과제이다. 그는 오전에 계약하고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인터뷰도 하고 감독실을 둘러보았다. KIA 사령탑 첫 날 행보에서 김감독 특유의 색깔이 묻어났다.   
▲첫 전화통화

이날 오전 김기태 감독은 광주의 모 호텔에서 감독직을 제의받고 계약에 합의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전임 사령탑이었던 선동렬 전 감독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광주일고 대선배인데다 지난 3년 동안 팀을 지휘했던 전임에 대한 배려였다. 다만 선 전감독이 휴식을 위해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탓인지 당장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다. 평소 선배들에 대한 깍듯한 예의를 갖춘 김 감독의 일면이었다. 김 감독은 "어릴때부터 존경하는 선배님이시고 후임 감독으로 당연히 인사를 드려야 한다. 다시 전화 드려야죠"라며 몸을 낮추었다.
▲5층 인터뷰
김 감독은 오후 3시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타났다. 광주지역의 방송과 신문 등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프랜차이지 지역의 언론들을 우선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 혹은 감독실 아닌 그라운드가 내려다보이는 5층 관중석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1층에 대형 인터뷰장이 있었지만 5층 야외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시각 1층은 선수단은 미야자키 가을캠프를 떠나기 위해 부산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선수단을 번잡하게 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거창한 목표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의미있는 말을 했다. "팬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면서 "팀의 성향을 완전히 바꾸는 것 보다는 팀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부분을 채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거창하게 4강 또는 우승을 거론하지 않았다. 무턱대고 4강과 우승을 말하기엔 전력이 약하지만 팀의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말한 것이다. 28년만에 감독으로 귀향해 마음이 들뜰 수도 있지만 차분한 접근방식이었다.
▲빠른 선수들 없습니까?
"빠른 선수들 없습니까?" 김 감독은 구단 프런트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자마자 팀에 빠른 선수들이 누구인지부터 물었다. 김주찬 등 1군의 주전 선수를 물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1군 말고 2군에 빠른 선수들이 누구냐"고 재차 물었다. 웃으면서 건넨 말이지만 곧 리빌딩에 대한 그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진 말이었다. 어떤 감독이든 빠른 선수들을 좋아하지만 김 감독은 특히 좋아한다. 가능성이 보이면 발탁해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키워낸다. 김기태의 아이들이 누가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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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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