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SF에 드리운 2002 준우승의 악몽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0.29 12: 29

12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인가.
월드시리즈에서 3승 2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마찬가지로 벼랑 끝에 몰렸다.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샌프란시스코는 0-10으로 대패해 3승 3패가 됐다.
아무 소득이 없는 완패였다. 7회말 마이크 무스태커스의 솔로홈런에 샌프란시스코는 0-10으로 뒤졌다. 2회말 7실점으로 경기는 이미 사실상 기울어진 상태. 추격 시도마저 무위에 그치며 샌프란시스코는 상대가 불펜을 꺼내게 하지도 못했다. 그나마 위안인 점이 있다면 초반에 완전히 승기를 빼앗겨 자신들도 큰 힘을 소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로서는 먼저 3승 2패를 하고도 6, 7차전에서 2연패를 당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2002 월드시리즈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3승 2패로 앞선 채 에디슨 필드에서 치른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와의 6차전에서 7회초까지 5-0으로 앞서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7회말 3점, 8회말 3점을 내주고 허무하게 졌다. 이후 7차전도 힘 없이 1-4로 내줘 무릎을 꿇은 바 있다.
기적적인 역전 우승을 이룬 애너하임은 '랠리 몽키 신드롬'을 일으켰다. 2000년대 초반 절대적인 존재였던 배리 본즈, 그리고 본즈를 뒷받침하는 오른손 강타자 제프 켄트 쌍포를 보유했던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거둔 창단 첫 우승은 애너하임을 서서히 강팀으로 변화시켰다.
반대로 이 해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가 빼앗긴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 이전까지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2010년부터는 매번 짝수 해에 정상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모른다. 2010년부터 참가했던 3번의 월드시리즈 중 가장 긴박한 시리즈가 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두 번의 월드시리즈를 8승 1패로 손쉽게 끝냈던 팀이다.
현재 상황도 홈팀인 캔자스시티에 유리하다. 캔자스시티는 불펜 필승조 3인방인 켈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렉 홀랜드를 모두 아꼈다. 지난 5차전에 불펜이 허물어지면서 패하기는 했지만 이 3인방이 이틀 연속 쉬었다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선발투수가 조금만 부진해도 7차전에서는 이들이 총 동원되어 긴 이닝도 소화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샌프란시스코는 5차전 선발로 완봉 역투를 펼치는 등 이번 월드시리즈 2경기에서 16이닝 1실점 호투 중인 매디슨 범가너가 불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선발처럼 길게 던질 수는 없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인 만큼 한 이닝 정도는 충분하다. 7차전 선발 팀 허드슨이 흔들린다면 팀 린스컴도 조기 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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