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4번타자 이대호의 부상 공백을 실감했다. 갑작스런 그의 부상에 팀도 흔들렸다. 천신만고 끝에 승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이대호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소프트뱅크는 29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벌어진 2014 일본시리즈 한신 타이거즈와 4차전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나카무라 아키라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5-2 승리를 거뒀다. 1차전 패배 후 2~4차전을 연달아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마크, 대망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그러나 4번타자가 중간에 빠진 경기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소프트뱅크는 1회 1사 만루에서 마쓰다 노부히로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기선제압했지만, 3회 선발 나카타 겐이치가 3연속 볼넷 이후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를 맞고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설상가상 이대호가 4회 수비부터 오른쪽 손목 통증으로 빠졌다. 이대호는 1회 무사 만루에서 이와타 미노루의 4구 몸쪽 낮은 127km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 통증을 일으켰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1루 땅볼 아웃 이후 통증이 악화돼 교체됐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가 빠진 4번 타순에서 그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새삼 실감했다. 5회 1사 후 3번 우치카와 세이치가 중전 안타를 출루했지만, 후속 이대호 타석에 들어온 혼다 유이치에게 주어진 역할은 희생번트. 2사 2루로 득점권 찬스를 연결했지만 마쓰다가 헛스윙 삼진을 당해 점수없이 이닝이 끝났다.
더 아쉬운 건 7회였다. 호소카와 도오루의 좌측 2루타로 잡은 2사 3루. 우치카와 타석에서 한신 배터리는 고의4구 작전을 썼다. 4번 이대호가 빠졌기에 굳이 우치카와와 승부할 필요가 없었다. 한신 배터리의 의도는 적중했다. 혼다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긴 것이다. 소프트뱅크로서는 이대호 공백이 뼈아픈 순간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연장 10회 나카무라가 오승환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이겼다. 하지만 이대호만 건재했다면 더 쉽게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 후 이대호는 "아직 통증이 남아있다. 힘을 줄 때 아프다"며 "내일 아침 일어나서 상태를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손목은 위험한 부위라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대망의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대호가 우승 순간을 그라운드에서 만끽할 수 있을지 그의 몸 상태에 소프트뱅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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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