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이동욱과 신세경의 이야기는 얄팍하지 않다. 이동욱이 칼이라면 신세경은 칼집. 아픔과 치유가 조화를 이뤄야만 둘은 행복할 수 있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14회에는 주홍빈(이동욱 분)의 옛 연인 김태희(한은정 분)가 살아있다는 사실과 그가 숨어 지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등이 공개됐다. 이제야 행복 하려던 홍빈과 손세동(신세경 분)은 또 다시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 드라마에는 곳곳에 ‘고통’이 포진해있다. 태희가 모습을 감추고 아들 창(정유근 분)을 홍빈에게 보낸 이유 역시 그 만의 아픔 때문이었다. 태희는 뇌 혈관에 뼛조각이 박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위험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자주 통증에 시달렸고, 매번 죽을 듯 아파하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이기 미안해 자신을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아들은 홍빈에게 보냈다.

이 사실은 홍빈보다도 세동에게 먼저 공개됐다. 태희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세동에게 이 사실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며 “홍빈에게는 이르지 말아달라”고 말하는 태희를 보자 세동은 그보다 더 서럽게 울어버렸다. 세동은 홀로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마음 속으로 태희를 혼자 두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다음날 세동은 홀로 태희를 찾아갔다. 그는 대뜸 배가 고프다며 같이 밥을 먹을 것을 제안했다. 언뜻 엉뚱해 보이는 세동의 행동에 태희는 기가 막히다는 듯 웃으면서도 결국 그를 받아들였다. 세동은 야무진 표정으로 직접 챙겨 온 밥과 반찬을 꺼내놓았다. 특별한 말은 없었지만 따뜻한 공기가 맴돌았다.
홍빈을 사랑하고 있는 세동이 태희의 등장에 태연했을 리 없다. 세동은 태희를 만난 직후 홍빈을 만나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홀로 방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세동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홍빈을 붙잡아 두는 대신 태희를 감싸 안는 것을 선택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동. 하지만 이 같은 강인함이 그로 하여금 주위 사람들을 치유 받게 해왔다.
홍빈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옛 사랑이자 아이의 어머니인 태희가 돌아왔다. 홍빈은 지금까지 태희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마저 느끼던 상황. 하지만 지금의 홍빈은 세동이 있어야만 ‘괴물’ 아닌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다.
홍빈과 세동 주위에는 항상 알게 모르게 고통이 숨어있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죽음으로 외로움을 안고 살았던 세동과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잃어버린 홍빈, 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의 갈등이 얽혀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보는 전개 상 관통하는 주제는 ‘치유’라고 보게 된다. 두 사람은 모든 것을 보듬어내고 행복한 결말을 볼 수 있을까.
한편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태희와 제대로 마주한 홍빈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세동은 홍빈에게 “저 여자는 창이 엄마다. 주홍빈은 창이 아빠다”라며 이별을 고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홍빈은 “태희 앞에서 알았다.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라는 말을 해 앞으로 그의 선택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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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