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이 오늘 종영한다. 그 동안 가슴 따뜻한 로맨스로 안방극장에 온기를 전했던 감우성과 수영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지난 2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 15회에는 기약없는 시한부 삶을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를 애틋하게 보내는 봄동 커플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동하(감우성 분)와 봄이(수영 분)는 병실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추억을 가슴에 새겼다.
이날 동하는 봄이가 쓰러졌을 때 대처해야 할 응급처지 방법을 배우고, 인공심장에 관해 공부하며 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봄이는 자신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병실 결혼식을 준비, 동하에게 “나 1분을 살아도 환자가 아니라 동하씨 아내이고 싶어요”라고 고백했다.

동하는 봄이를 행복한 신부로 만들어주지 못한데 미안해했지만, 봄이는 오히려 아내 역할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하며 둘 만의 애틋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이어 동하는 봄이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 봄이와 우도로 떠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예쁘게 꾸며진 방과 웨딩카. 두 사람은 지인들의 축하 속에 신혼여행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날 밤 봄이는 몸에 무리가 온 듯 갑자기 쓰러졌다. 다행히 동하가 동생에게 배운 대로 침착하게 응급처치, 위급한 상황을 넘기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에 봄이는 동하를 애잔하게 바라보며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동하는 “뭐가 미안해요. 나는 지금이 정말 좋은데. 사랑하면 안 될 사이였던 우리가. 밀어내고 떠나려고 했던 우리가. 지금 이렇게 결혼해서 같이 함께 있잖아요”라고 말하며 봄이의 곁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렇게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졌던 첫 만남을 회상한 두 사람. 그러나 봄이는 동하와의 만남을 후회했다. 이미 아내의 죽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남자에게 자신이 또 한 번의 상처를 주고 떠난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이에 봄이는 동하에게 “여기 다시는 오지 마요. 나는 별이 되지 않을 거니까 여기 와서 별 보지 말아요. 여기 와서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울고, 혼자 잠들고. 나 없는 꿈속에서 혼자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봄이는 혹시 다음 생이 있다면 건강하게 태어나서 훨씬 오래 사랑하겠다고 약속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봄이의 이 같은 발언이 유언이 될 지, 함께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동하와 함께 기적적으로 바람의 언덕에 오른 봄이의 모습은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하며 엔딩에 기대감을 높였다.
'내 생애 봄날'은 시한부 인생을 살던 여인 봄이가 장기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고, 자신에게 심장을 기증한 여인의 남편 강동하와 아이들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멜로드라마.
소재는 다소 진부했지만, 감우성 특유의 편안한 감성 연기가 뻔하지 않은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수영은 밝고 사랑스러운 봄이를 매력적으로 연기함과 동시에 봄이의 아픔과 슬픔을 섬세하게 연기해 시청자를 빠져들게 했다. 우려 속에 투입된 지상파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스무살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감우성과 수영의 호연은 자극적인 설정 없이 따뜻하게 전개된 스토리, 동화처럼 예쁜 목가적인 배경과 어우러지며 여운 가득한 드라마를 남겼다.
'내 생애 봄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