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형제입니다' 흥행 질주, 장진 코미디 부활인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10.30 08: 19

[OSEN=손남원기자] 배꼽 잡게 웃기다 코끝 찡하게 울린다. 장진 감독의 새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감동 코미디 영화의 흥행을 외치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 후 외화 초강세 극장가에서 줄기차게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는 중이다. 개봉 6일만에 50만 관객도 돌파했다. 코미디의 흥행과 장진 감독의 컴백이라니, 합치면 장진 코미디의 화려한 부활인 셈이다.
영화관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29일 하루 동안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4만6553명을 동원해 누적관객 54만여명을 기록중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할리우드 거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와 같은 날 개봉해 끈질기게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나를 찾아줘'는 이날 8만5535명으로 누적 71만명, 1위의 성적으로 앞서가는 중이다.
핀처 감독의 스릴러는 열성 팬들의 집중력으로 초반 화력에서 단연 앞서지만 흥행 지속력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러닝타임 내내 객석을 웃음 한 마당으로 만드는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경우 모처럼 등장한 웰메이드 가족용 코미디다. 입소문을 타는 2주차부터 관객 동원에 더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30년 동안 헤어졌다 극적으로 상봉한 두 형제가 30분 만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일종의 로드무비. 신실한 목사 형, 조진웅과 굿 전문 무당 동생, 김성균이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장진 감독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코미디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극적 상봉과 동시에 가족을 잃어버리는 기가 막히는 상황의 주인공 상연과 하연은 각각 조진웅과 김성균이 연기했다. 충무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배우들은 각기 다른 개성으로 부딪히며 반대로 조화를 이룬다. 외모 뿐 아니라 성격, 직업 등이 너무 다른 형제는 그 대비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준다. 형은 목사이고, 동생은 무속인이라는 설정 등이다.
102분간의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서 이야기는 시간을 허투루 낭비함 없이 '꽉 차게' 흘러간다. 점차 그 수를 늘려가는 등장인물과 끊임없이 발생하는 에피소드가 산만함 없이 적절한 코미디와 상황으로 표현되는 것을 장진의 영화에서 이미 많이 봐 왔다. 여기에 뼈 있는 유머와 따뜻한 울림의 공존이다.
너무 달라 시종일간 마찰하는 이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유발하고 말장난 스러우면서도 기막힌 언어적 유희와 은유적으로 등장하는 풍자적인 메시지도 장진 표 코미디의 대표적인 요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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