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에 처음 참가한 e스포츠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마추어 경기임에도 e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체전 접속자가 몰려 홈페이지에 일시적으로 먹통이 되기도 했고, 현장을 찾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선수들을 보기 위해 수백여 명의 팬들이 몰리기도 했다. 현장을 직접 경험한 이들 또한 정식 스포츠로서 한단계 나아간 e스포츠의 모습에 좋은 반응을 보냈다.
30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 체육관에서는 '제 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e스포츠 종목이 2일차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은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스타크래프트2, 카트라이더(이상 일반부), 피파온라인3(대학부) 4개의 종목의 금메달리스트가 가려지는 동시에 프로 LoL 선수들의 사인회 및 이벤트 경기가 진행돼 전날보다 분위기가 더 고조됐다.
가장 먼저 금메달을 획득한 스타2의 박준성(서울, 22)은 "e스포츠가 전국체전에 포함되고 처음 우승해 기쁘다. 앞으로도 전국체전에서 e스포츠 종목이 꾸준히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첫 전국체전 우승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박준성은 전국 체전을 시작으로 e스포츠 아마추어대회가 활성화 되기를 기대했다. 그는 "전국체전에서 처럼 아마추어대회가 많이 생기면 평소에 스타2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고, 프로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도 넓어질 것 같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현장에는 e스포츠 인기를 증명하듯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찾아온 팬들도 꽤 볼 수 있었다.
제주도에 거주한다는 20세의 남학생은 "게임 화면 공지사항을 보고 전국체전에 찾아오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 학생은 "지역 특성상 LoL 경기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인데 기대 이상이다. LoL 경기에서 예상 외의 챔피언이 나온다거나 과감한 공격 등을 볼 수 있어 아마추어 경기의 매력을 느꼈다"며 "e스포츠를 통해 도리어 전국체전에 관심을 갖게 됐다. e스포츠에 편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e스포츠 문화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상혁 선수를 보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열혈 여학생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여학생은 "프로 경기만 보다가 아마추어 경기에 처음 와봤는데, '갈리오' 같은 특이한 챔피언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며 "다소 어수선한 현장분위기는 조금 아쉽지만, 앞으로 이런 기회를 통해 e스포츠 규모가 더욱 커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전국체전 e스포츠를 현장을 누구보다 가깝게 느끼고 준비한 이들도 기대 이상의 반응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전국체전 e스포츠 운영위원으로 참가한 유동구 e스포츠 심판은 "e스포츠가 전국체전에 처음 진입한 것이 가장 보람차다. 제주도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대회인데도 관심이 기대 이상이다" 라며,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듯이 앞으로 프로 못지 않은 환경으로 대회가 진화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업기획국장 또한 " e스포츠가 전국체전에 진입한 것 자체가 e스포츠의 지위향상과 인식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스포츠 선수들도 게이머가 아니라 스포츠선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전국체전에 참가한 목적인 만큼, 현지 및 미디어의 반응이 의미가 있다"며 "협회는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아마추어 대회를 통해 e스포츠 선수들의 소양을 기르고,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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