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출전' e스포츠, 전국체전에서 스포츠로서 교감이뤄내
OSEN 정자랑 기자
발행 2014.10.30 20: 01

전국체전에 처녀 출전한 e스포츠가 스포츠 종목으로서 기대 이상의 교감을 보여주며 마무리됐다.
30일 제주도 제주시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 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동호인부문 e스포츠 종목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카트라이더(이상 일반부), 피파온라인3(대학부) 4개의 종목에 총 8개지역 75명이 출전한 가운데 각 종목별 금, 은, 동메달리스트가 결정됐다. 
이날 LoL 종목에서는 박혜민, 김민수, 김성환, 박재민, 김태겸이 속한 서울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스타2 종목에서는 박준성(서울), 카트라이더에서는 유영혁(서울), 피파온라인3에선 순천대학교팀(전남)이 첫 전국체전 e스포츠 부문 금메달의 영예를 차지했다.  

LoL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혜민은 "꿈이 프로리그에 진출하는 것인데 이번 전국체전 우승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며 "조금 더 성장해 프로대회에서도 우승해보고 싶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프로 e스포츠 선수들도 전국체전에 함께했다. LoL 선수로서 처음 제주도를 찾은 이들은 아마추어 대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앰비션'강찬용, '매드라이프'홍민기(이상 CJ), '페이커'이상혁, '이지훈'이지훈(이상 SKT), '썸데이' 김찬호, '애로우'노동현(이상 KT), '와치'조 재걸, '카인'장누리(이상 나진), '캡틴잭'강형우, '체이서'이상현(이상 진에어) 이상 10명은 양일간 팬사인회와 이벤트 경기를 통해 팬들과 직접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홍민기는 경기 전 "멀리서 온 팬들도 있는 만큼 재밌는 경기 보 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KT 애로우즈의 노동현 또한 "전국체전에 초대받아 기쁘다. 많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KeSPA)도 이번 전국체전 출전이 e스포츠가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전병헌 KeSPA협회장은 전날 개회사에서 "디지털 시대에는 e스포츠는 가장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시대에 맞는 스포츠다. 동시에 대한민국 e스포츠 선전의 저력은 탄탄한 아마추어에 기반한다. 대회가 펼쳐지는 이틀 동안 선수들 모두 선의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건전한 e스포츠 문화를 지키고, 향후 정식 종목에 진입할 때도 함께하는 증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철학 KeSPA 사업기획국장도 "e스포츠가 전국체전에 진입한 것 자체가 e스포츠의 지위향상과 인식개선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스포츠 선수들도 게이머가 아니라 스포츠선수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전국체전에 참가한 목적인 만큼, 현지 및 미디어의 반응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KeSPA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아마추어 e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고 건전한 e스포츠 문화를 알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처음 진행된 전국체전이라 경기 지연이나 다소 어수선한 현장 분위기 등 다소 미흡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아마추어 경기임에도 e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접속자가 몰려 전국체전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먹통되기도 하고, 현장을 찾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선수들을 보기 위해 수백여 명의 팬들이 몰리기도 하는 등 전국체전에서 e스포츠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무엇보다 올해는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 전국체전에 힘든 첫 발을 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e스포츠의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luckyluc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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