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이 어디 있겠어요".
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길고 길었던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비록 일본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데뷔 첫 해부터 구원왕과 함께 클라이맥스시리즈(CS) MVP를 차지하며 일본 리그에서도 최정상급 마무리로 연착륙했다.
오승환은 3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4 일본시리즈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5차전에서 0-1로 뒤진 8회 2사 1·3루 위기에서 구원등판, 전날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나카무라 아키라를 4구 모두 직구로 승부해 2루 내야 플라이로 잡았다.

오승환이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은 가운데 한신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더블 플레이로 허무하게 패했다. 1차전 승리 후 2~5차전에서 4연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오승환의 일본시리즈 우승 꿈도 물거품됐다.
경기 후 선수단과 함께 준우승 시상을 마치고 라커룸을 빠져나온 오승환은 한국 취재진과 짧게 만나 몇 마디 나눴다. 오승환은 "소감이 어디 있겠나"라며 덤덤한 표정을 지은 뒤 "내년 시즌 준비 잘하겠다. 블론세이브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오승환은 39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지만 블론세이브가 6개로 비교적 많았다.
이어 오승환은 "올해처럼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오승환은 29일 4차전에서 2-2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 2사 1·2루에서 나카무라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 허용이 스스로도 아쉬운 표정이었다.
끝으로 오승환은 "시원섭섭한 감정이 든다"라며 "일본에 남은 짐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밝혔다. 첫 해 우승 빼고 거의 모든 것을 이룬 오승환, 긴 시즌을 마친 그에게 금의환향과 휴식이 기다리고 있다. 벌써 내년 시즌 그의 투구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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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