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극에 대한 편견이 있다. 정형화됐다거나 고루하다는 생각이다. 배우들도 주중 미니시리즈를 선호하는 편이다. 인기와 인지도를 높이고, 광고 시장에서 자신의 몸값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완성도와 시청률을 보장하는 주말극이 등장하고, 지상파 3사 주중 미니시리즈가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주말극과 미니시리즈의 경계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창인 여배우들도 주말극을 찾고 있다.
◇ '미녀의 탄생' 한예슬 "도망 안 가요"

배우 한예슬이 3년 만에 돌아온다. 1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이다. 뚱뚱하고 우악스런 아줌마가 배신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죽음 직전 받은 성형수술로 미녀로 재탄생해 사랑과 성공을 거머쥐는 이야기다.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 '미녀'라는 설정을 가진 캐릭터 등 한예슬의 기존 이미지에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다.
그는 지난 2011년 KBS 2TV '스파이 명월' 출연 당시 촬영장 이탈로 논란이 됐던 터. 한예슬은 지난 3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단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예슬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지금 중요한 건 지나간 일이 아니라 시련을 겪고 다시 재정비해서, 여러분 앞에 오늘날 서있는 행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모던 파머' 이하늬, 이 언니 매력있네
배우 이하늬가 180도 달라졌다. 그동안 이하늬라고 하면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가 강했다. 서울대 국악과란 학력과 미스코리아 출신이란 배경이 강조될 때도 있었다. 때문에 그가 선택한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는 의외였다. 이하늬는 극 중 홀로 아이를 키우며 농사를 짓는 마을 이장 윤희 역을 맡았다. 강인한 성격에 능청스러운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설정만 '파격적'인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그의 말처럼 거침없이 망가진다. 촌스러운 의상은 기본이며, 트렉터와 스쿠터를 직접 운전한다.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고, 달리기와 점프도 불사한다. 드라마의 특성상 과장된 표정과 리액션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의 열정적인 코믹 연기는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시청자들은 오히려 친근한 모습이 반갑다는 반응이다.
◇ '전설의 마녀' 한지혜, 주말퀸의 귀환
한지혜는 지난해 '주말퀸'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2012)과 '금나와라 뚝딱'(2013)을 성공적으로 이끈 덕분이다. 또한 연기력까지 재평가 받았다. 그런 그가 지난 25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로 돌아왔다. 지난 4월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로 마음 고생을 했던 터라 그의 각오는 상당하다.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설욕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한지혜는 극중 남편을 첫 회에서 잃는 등 초반부터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두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해 경쟁작을 가볍게 제치며 앞으로의 순항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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