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지략이 팀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끌었다.
넥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회 터진 김민성의 결승 스리런을 앞세워 12-2로 승리했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4차전을 예상했다. 그때 걸리는 것은 바로 넥센의 부족한 선발진이었다. 염 감독은 고심 끝에 헨리 소사를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3일 쉬고 4차전에 나서려면 앤디 밴 헤켄보다 젊은 소사의 회복력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염 감독의 판단은 4차전에서 맞아 떨어졌다. 소사는 처음 겪는 가을 무대였던 1차전에서 4⅓이닝 3실점하며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4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LG 타선을 묶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밴 헤켄을 아낀 넥센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그를 기용할 수 있다는 소득도 얻었다.
염 감독의 지략은 선발 뿐 아니라 많은 곳에서 맞아 떨어졌다. 1차전에서는 2-3로 추격하던 6회 1사 2,3루에서 대타로 내세운 윤석민이 역전 스리런을 날리며 팀의 선승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대타, 대주자가 적재적소에서 딱딱 맞아 떨어지며 팀의 득점 루트를 넓혔다.
선발 라인업 변경도 신의 한 수였다. 1,2차전에서 타선 부진을 겪은 염 감독은 여러 가지 선택지 중 로티노 2번·이택근 7번 카드를 선택했다. 로티노는 3차전 2안타, 4차전 1안타로 활약했고 이택근 역시 하위 타선의 짜임새를 만들며 4차전 7회 더블 스틸로 노련하게 홈을 훔치기도 했다.
염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나는 전략을 짜지만 이길 수는 없다"면서 "선수들이 우승 감독 만들어준댔으니 선수들에게 맡기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실컷 놀 판을 만들어준 것은 염 감독의 뛰어난 판단력과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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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