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이 승리로 이어지는 공식은 올해 포스트시즌 8경기를 치르는 내내 한 번도 깨지지 않고 100% 적중했다.
3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2-2로 맞서던 5회초 김민성의 3점홈런, 7회초 강정호의 2점홈런을 앞세운 넥센이 12-2로 승리했다. 3승 1패가 된 넥센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LG를 제치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해 삼성 라이온즈와 정상을 놓고 다투게 됐다.
넥센은 첫 이닝에 선취점을 내며 기세를 올렸다. 1회초 공격에 나선 넥센은 1사 1, 2루에서 박병호가 볼넷을 얻어 만루 찬스를 잡았고, 강정호의 3루 방면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그리고 김민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내 2-0으로 앞서 나갔다.

LG가 3회말과 4회말 각각 1점씩 추격해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넥센은 장기인 홈런으로 다시 경기를 주도했다. 5회초 김민성의 3점홈런 폭발이 결정적이었다. 주자 둘을 두고 좌중간 담장을 넘긴 김민성의 한 방은 결승타가 됐고, 이후 넥센은 신바람을 내며 LG를 더욱 몰아붙인 끝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플레이오프의 4경기의 승패는 선취점에 따라 갈렸다. 전날 있었던 1차전에서 박헌도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만든 넥센은 6회말 윤석민의 3점홈런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끝에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반대로 2차전에서는 LG가 먼저 1점을 가져갔고, 승리까지 LG의 품으로 들어왔다. 강정호의 솔로홈런으로 3차전 1점을 선취한 넥센은 4차전 역시 찬스를 놓치지 않은 강정호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가져갔다. 4번의 승부 모두 선취점이 승리로 연결됐다.
준플레이오프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1~4차전을 치르는 동안 항상 1점을 선취한 팀이 승리를 따냈다. 1번 정성훈이 1회초 출루에 성공했던 1차전과 2차전 LG는 선취점과 승리를 동시에 만들어냈다. 3차전에는 NC 다이노스에 먼저 점수를 빼앗긴 끝에 졌지만, 4차전에서 다시 먼저 앞서간 것이 플레이오프로 가는 승리의 발판이 됐다. 지금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6경기는 모두 선취득점한 팀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해도 모두 선제 득점한 팀이 승리한 올해 포스트시즌 8경기였다. 그만큼 선취점이 갖는 의미와 힘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적어도 분위기를 먼저 가져왔다는 뜻은 된다.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누가 1점을 먼저 전광판에 써넣게 되는지를 매 경기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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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