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LG 트윈스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국 넥센이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규시즌에서 보여줬던 홈런군단의 위력이었다.
넥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선발 핸리 소사의 호투와 결승 스리런포 포함 7타점을 올린 김민성의 활약에 힘입어 12-2 대승을 거뒀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면 창단 첫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넥센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6-3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날 경기서 넥센의 필승조(조상우, 손승락, 한현희)는 4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결정적인 상황은 공격에서 나왔다.

넥센은 팀이 2-3으로 뒤진 6회말 1사 2,3루서 대타 윤석민을 기용했다. 윤석민은 정찬헌의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넥센은 2차전서 일격을 당했다.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을 내세우며 2차전까지 승리로 가져가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팀 타선이 상대 선발 신정락에 꽁꽁 묶였다. 이날 경기서 3번 유한준이 솔로포를 기록했으나 박병호가 4타수 무안타 2삼진, 강정호가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기대가 컸던 중심타선에서 한 방을 쳐주지 못하면서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이날 경기 이후 기세가 LG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지배했다. 선발 마운드가 약한 넥센으로선 2차전 패배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차전서 선발 등판한 오재영이 6이닝 1실점의 쾌투를 펼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여기에 2회초에 터진 강정호의 솔로포와 5회 2루타 3방을 앞세워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8회초엔 유한준이 솔로포를 날리면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4차전도 넥센의 홈런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6번 타자 김민성은 2-2로 팽팽히 맞선 5회초 2사 1,3루서 류제국의 3구째 패스트볼(145km)을 받아쳐 좌중간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넥센은 이후 강정호의 투런포를 시작으로 4점을 추가하면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김민성의 결승 스리런포와 강정호의 쐐기 투런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넥센이 플레이오프서 보여준 확실한 팀 컬러는 역시 ‘홈런군단’이었다. 단기전에선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지만 넥센은 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모두 6개의 홈런을 쏟아내며 정규시즌에서 보였던 막강한 화력을 그대로 재현했다. 비록 시즌 52홈런에 빛나는 4번 타자 박병호의 홈런이 나오지 않았으나 동료들의 홈런으로도 승리하기엔 충분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우리는 타격의 팀인데 타격이 안 터지면 어려운 경기를 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넥센이 타격에 거는 기대는 크다. 넥센은 이번 플레이오프서도 장타 본능을 그대로 과시하며 ‘마운드’의 팀 LG를 가볍게 제압했다. 이제는 날카로운 방망이가 정규시즌 1위 팀 삼성을 향하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넥센에 이어 팀 홈런 2위(161개)를 기록할 만큼 만만치 않은 팀이다.
과연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넥센이 영원한 우승 후보 삼성을 상대로도 ‘홈런군단’의 면모를 그대로 과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