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 3년 전 그때처럼 '발칙하게' 돌아와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11.01 11: 00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배우 한예슬이 도발적인(?) 제작발표회를 마쳤다. 3년 전 그 날, 너무도 과감하게 촬영장을 떠났을 때처럼 그는 이날 현장에서도 역시나 가감이 없었다. 꾸미거나 숨길 줄 몰랐다. 물론 반성의 뜻을 내비쳤지만 주눅 들지 않는 것 같았다. 과거사를 구구절절 해명하거나 변명하기 보단 달라진 자신을 어필했고 앞날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여전히’ 한예슬이다.
한예슬이 지난 30일 SBS 새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2011년 KBS 드라마 '스파이명월' 이후 3년 만의 안방 컴백이다. 작품이 아니더라도 사실상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간간이 작품을 검토하거나 소속사를 옮겼다거나 하는 식의 근황이 들려오기도 했지만 좀처럼 앞에 나설 줄 몰랐다. 3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사실 대중에게보단 스스로에게 어떤 무게와 속도의 시간이었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사실 3년여 전 기자는 한예슬이 드라마 촬영 중 무단으로 스케줄을 펑크 내고 미국으로 출국해버린 그 사태를 발로 뛰어 따라다녔다.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들이나 팬들 입장에서도 놀랄 일이었겠지만 당시 한예슬의 '선택'은 업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그래서 해당 방송사나 제작사뿐만 아니라 방송가 안팎에선 한예슬의 행보와 입장에 대해 촉각이 곤두섰던 참이다. 당연히 담당 취재진이 방송국과 촬영장, 인천공항 등에 포진했던 기억이다.

8월이었나. 하여튼 무지 더웠던 한여름이다. 온갖 소문들이 촬영장 밖으로 새어나와 돌더니 결국 한예슬은 촬영을 중단했다. 이탈해 미국으로 도피 아닌 도피를 갔다. 어처구니가 없었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더운 날, 이 수많은 취재진을 공항이며 서울 홍대 촬영장, 그리고 여의도 KBS까지 사방팔방 뛰어다니게 했으니까. 미웠다. 기자가 된 이전에도 이후에도 본 적 없는 사고(?)를 치고 떠나간 그녀가. 더워 죽겠는데 경쟁적으로 속보 쟁탈전을 해야 하는 그 상황이 힘들어, 사실 그의 입장을 이해해보려는 여유 따윈 가질 수도 없었다. 미국으로 날아간 뒤, 그리 오래 지나지도 않아 결국 다시 돌아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플래시 세례를 맞아가며 사과를 하던 모습도 떠오른다. 취재진에게나 당사자에게나 2011년의 여름은 무척 덥고 혹독했던 계절이다.
그 사태가 마치 없던 일처럼 가물가물해진지도 3년 여,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 나타난 그는 참으로 그대로다. 늙지 않고 시들 줄 모르는 그 미모하며 귀엽고 호탕한 입담도 그렇다. 그런데 달라진 게 보인다. 그게 대외용이든 진심이든 연기에 대한 애착과 변화한 내면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는 점. 왜 아니겠나. 그 대단한 일을 자초하고, 겪어내고 돌아왔는데 어찌 변화가 없을까. 상투적이지만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진리는 한예슬에게 있어서도 예외는 아닌 듯 했다.
이 작품에 출연한 것이 똑똑한 선택이었는지, 아쉬운 한수였을지는 드라마 방송 후에나 판가름이 나겠지만 일단은 자신의 전성기를 일궜던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점이 눈에 띈다. 그것도 성형수술을 거쳐 미녀가 되는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여주인공이다. 
한예슬의 드라마틱한 배우 인생도 다시 웃음꽃으로 만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미녀의 탄생’은 남편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자가 죽음 직전 인생을 뒤바꾼 전신성형수술을 통해 초절정 미녀로 탄생, 자신의 삶을 바로 잡고 사랑과 성공을 거머쥐는 달콤 화통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끝없는 사랑’ 후속으로 오늘(1일) 오후 9시 55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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