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위기라는 표현을 쓰기에 섣부른 감이 있으나, 최근 레버쿠젠의 경기를 지켜보면 불안이 현실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레버쿠젠은 2일(이하 한국시간) 함부르크의 임테흐 아레나에서 끝난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 10라운드 함부르크와 원정 경기서 0-1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레버쿠젠은 시즌 2패째를 당하며 4승 4무 2패(승점 16)를 기록했다.
최근 기세가 한 풀 꺾인 레버쿠젠은 이날 함부르크를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손흥민의 옛 동료인 라파엘 반 더 바르트가 전반 26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레버쿠젠은 남은 시간 동안 이 1실점을 만회하지 못해 패배를 당했다.

레버쿠젠은 9월 25일 아우크스부르크전 1-0 승리 이후 리그에서 내리 3경기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대는 각각 프라이부르크(0-0) 파더보른(2-2) 슈투트가르트(3-3)였다. 이후 지난 라운드 샬케전에서 1-0 승리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무승부의 사슬을 끊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최근 제니트와 경기서 2-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타고 있지만 UCL과 DFB 포칼, 리그를 병행하면서 급격하게 경기력에 한계가 왔다. 지친 선수들의 체력 문제는 '닥공' 스타일을 고수하는 슈미트 감독의 레버쿠젠이 꾸준히 지적받아온 수비 문제와 맞물려 허무한 무승부를 연출하곤 했다.
주중 DFB 포칼 32강전에서 만난 마그데부르크와는 승부차기까지 가는 졸전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상대가 4부리그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졸전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체력소모는 컸고, 손흥민은 마그데부르크전에서 보복성 파울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 등 잃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그리고 함부르크전에서 다시 한 번 패하면서, 레버쿠젠은 개막 초반의 상승세와는 달리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거친 플레이와 파울로 레버쿠젠의 공격을 봉쇄한 마그데부르크전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전반전에만 양 팀 합쳐 7개의 옐로카드가 나왔을 정도로 격렬했던 이날 경기는 지쳐있는 레버쿠젠 선수들에게는 독과 같았다.
특히 A매치 차출로 인한 피로가 다 풀리기도 전에 연달아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적으로 한계에 몰린 손흥민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과 스테판 키슬링을 빼고 요십 드르미치와 율리안 브란트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그러나 손흥민과 키슬링의 자리를 대신하는데 그친 두 선수의 투입은 전술변화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함부르크는 거친 수비로 철저하게 레버쿠젠을 봉쇄했다.
두 경기 연속 상대의 터프한 압박과 거친 수비에 좀처럼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레버쿠젠은 약점을 드러낸 꼴이 됐다. 리그와 UCL, DFB 포칼을 병행하는 일정 속에서 11월 A매치데이 전까지 3일 간격으로 두 경기를 더 소화해야하는 레버쿠젠이 전술적인 문제와 체력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지 못하는 이상, 불안은 더욱 더 고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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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슈미트 감독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