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돔구장 시대’ 가시화, 서울시도 의지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02 10: 59

야구계의 숙원 사업인 돔구장 건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 야구계 및 서울시의 ‘랜드마크’로서 돔구장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된 한국전력 부지를 비롯, 삼성동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구축된 지 30년이 돼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잠실종합운동장의 리모델링 사업도 체육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동 일대와 탄천을 마주보고 서 있는 잠실종합운동장의 리모델링 계획은 이번 사업에 중점 중 하나로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조성된 잠실종합운동장 부지는 체육계의 ‘성지’와도 다름이 없는 곳이다. 현재 메인 스타디움과 야구장, 수영장, 실내 체육관, 학생 체육관 등이 조성되어 있으나 시설이 낙후돼 재배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수요가 많은 야구장의 경우는 매년 리모델링을 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으나 지은 지 너무 오래돼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야구장 신축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야구계에서는 “이왕 짓는 것, 돔구장으로 지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 역시 랜드마크 구축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전임 시장 시절 마곡 지구 등 몇몇 부지에 돔구장 신축을 검토했으나 야구계는 일관되게 “수익성 및 접근성을 고려하면 돔구장은 반드시 잠실에 지어야 한다”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서울시가 돔구장 신축을 확정짓는다면 현재 수영장을 헐고 그 자리에 돔구장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주 경기장의 쓰임새도 고려됐으나 상징적인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추이인 만큼 보존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다용도 돔구장이 완성되면 현재 야구장은 철거에 들어가며 그 자리에는 문화 및 복합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서쪽으로부터 삼성동 코엑스, 문화 컨벤션 센터, 잠실 돔구장, 그리고 제2롯데월드로 이어지는 서울 강남 동쪽의 상징적인 스카이라인이 완성될 수 있다.
서울시에서도 긍정적인 뜻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서울시 문화체육 관계자들과 회동을 가진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 및 MBC 해설위원은 “박 시장이 야구계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시민들의 문화 복지 증진 측면에서 이를 고려하고 있다. 구단(LG, 두산)에서 부담하는 비용은 30%가 넘으면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향후 5~7년 사이에는 돔구장이 실체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허 위원장의 예상이다.
다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야구계 및 관계자들의 합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최대 수용규모는 4만 명 정도로 보고 있지만 건설 비용에 따라 유동적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돔구장 유지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이를 어떻게 유지하고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모두의 고민이 필요할 때다. 한편으로는 이왕 짓는 것, 다른 나라 부럽지 않게 효율적으로 잘 건설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일본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야구 경기가 없는 날은 일반 문화 행사와 콘서트 등으로 북적이는 도쿄돔의 경우는 돔구장 자체에 호텔도 들어가 수익을 내고 있다. 삿포로 돔은 야구와 축구를 모두 할 수 있게끔 설계돼 실제 그렇게 이용되고 있다. 허 위원장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들을 참고해야 한다”라면서 “지방에서 대회 때 올라오는 학생들이 죄다 모텔을 이용하고 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런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숙박 시설이나 세미나실도 일부 할당해 공익적인 목표도 같이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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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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