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3', 보는 음악에서 다시 듣는 음악으로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1.03 07: 19

'보는 것'이 아닌 '듣는 음악'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한다.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3' 얘기다.
'히든싱어3'가 토요일 밤 예능프로그램 최강자가 된 모습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지난 1일 방송된 '히든싱어3' 12회 김태우 편의 시청률(전국 유료매체 가입가구 기준)은 6.9%로 전 주 ‘이승환 편’ (5.4%)보다 1.5%p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지상채 채널과 비교할 수 있는 전국 가구(유료매체 가입+비가입) 6.2%로, 지상파를 포함한 동 시간대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히든싱어3'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지난 '이선희 편'(8월 23일 방송) 이후 약 두 달만의 일이고 동 시간대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적이다.

김태우 편의 주 시청자 층(전국 유료매체 가입 기준)을 분석해보면 여자 30대(6.4%), 여자 40대(6.1%), 여자 20대(5.4%)로, 20대~40대 여자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음악을 통해 야심한 밤 시청자들의 디테일한 감성을 제대로 건드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히든싱어3'는 단순히 모창 능력자가 얼마나 원 가수와 닮게 부르느냐, 를 소비성으로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음악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그 가수의 음악을 재조명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휘성, 이승환 등은 방송이 전파를 탄 후 음악차트에서 그의 음악들이 상위권에 그 모습을 드러내며 역주행 파워를 보였다. 이는 음악 자체에 울림이 있었으며 대결보다 감상이 먼저가 됐다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매번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인순이 같은 경우는 '설마 인순이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사람이 있겠냐'라는 생각을 뒤엎었고, 이선희 편은 '그 음색과 가창력을 얼마나 이선희와 비슷하게 할 수 있겠나'라는 우려를 씻어냈다. 김태우 같은 가수는 몸의 용량(?) 자체가 커야만 그 특유의 보컬이 나올 만 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기우에 그쳤다. 가능하지 않은 것 같은 모창 능력자들을 TV로 소환해내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가수 자체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진다. 윤종신은 MC나 심사위원이 아닌, 노래 잘 부르는 '가수'임이 다시금 시청자들에게 각인됐고 이승환 같은 경우는 방송 최초로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진행, 고집과 소신이 있는 베테랑 뮤지션임을 드러냈다. 김태우 편 같은 경우는 스튜디오가 팬들의 '하늘색 풍선'이 뒤덮여 콘서트장 같은 열기를 방블케 하며 '국민 그룹 god'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결국 대결보다 다 함께 하는 '공연'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되고 있다. 가수와 음악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MBC '일밤-나는 가수다'와 유사하지만, 순위를 가리는 데에서 잡음이 덜해 좀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승환은 모창 능력자에게 1표 차이로 지기도 했지만, 일면 그 모습이 더욱 훈훈함은 안겼던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차원이 다른 일반인 참여 예능프로그램임도 보여준다.
nyc@osen.co.kr
JTBC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