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 심스, ‘여자 전태풍’이 나타났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02 20: 49

여자농구에 전태풍 못지않은 초대형 가드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하나외환의 외국선수 오딧세이 심스(22)다.
부천 하나외환은 2일 부천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시즌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부천 개막전에서 인천 신한은행에 60-75로 패하며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른 하나외환의 새 외국선수 오딧세이 심스였다. 하나외환은 항상 가드진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포인트가드를 외국선수로 뽑는 모험을 감행했다.

심스는 미국대학농구의 명문 베일러대학을 나온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WNBA 괴물센터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호흡을 맞췄다. 두 선수는 나란히 미국대표팀의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에서 둘은 나란히 미국의 금메달에 일조했다. WKBL 역사상 현역 미국대표선수가 온 것은 타미카 캐칭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기 전 정인교 감독은 “심스가 볼소유욕이 높다. 혼자 득점을 해도 나머지 선수들이 죽는다”며 걱정 없다는 눈치였다.
심스는 1쿼터 종료 3분 2초를 남기고 신지현과 교대해 처음 코트를 밟았다. 처음 나선 공격에서 심스는 왼손 플로터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골밑으로 돌진한 심스는 곽주영에게 몸을 부딪쳐 파울을 얻었다. 파워에서 밀리지 않았고 자우투도 나쁘지 않았다.
173cm에 불과한 심스는 다부진 체격과 압도적 파워로 리바운드도 잘 따냈다. 화려한 드리블과 폭발적인 득점능력은 마치 전태풍을 보는 듯했다. 심스는 2쿼터 후반 3점슛으로 한국무대 첫 야투를 성공시켰다. 이어 단독속공에서 비하인드 드리블을 한 뒤 치고 들어가 파울을 유발했다.
문제점도 많았다. 일단 심스는 국내선수와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았다. 대부분의 소통을 약속된 제스처로 했다. 하지만 상대가 예상과 다르게 나왔을 때 동료들에게 빠르게 다음 지시를 내리지 못해 애를 먹었다. 포인트가드를 외국선수로 뽑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자신의 공격기회를 먼저 엿보는 심스의 공격적 스타일은 마치 NBA의 러셀 웨스트브룩을 연상시켰다. 심스가 나왔을 때 하나외환 대부분의 패턴은 심스의 개인기를 최대한 살려 득점을 뽑아내는 내용이었다. 또 심스는 자신이 슛을 실패한 뒤 리바운드를 잡아 정돈하지 않고 바로 또 슛을 날렸다. 전형적인 미국스타일이었다. 화려함에 비해 성공률은 높지 않았다.
전반전 심스는 12분 27초를 뛰고 10점, 6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하지만 야투율이 22%에 불과했고, 어시스트는 단 하나였다. 심스는 183cm의 카리마 크리스마스를 수비하기 버거웠다. 공격은 좋지만 수비에서 단점이 분명한 선수였다. 이날 심스는 19점, 7리바운드로 대활약했다.
비록 패했지만 심스의 충격적 등장은 여자농구에 흥밋거리를 주고 있다. 심스가 제대로 팀에 녹아든다면 하나외환은 올 시즌 다크호스가 되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신지현을 비롯해 최윤아, 이경은 등 국내 가드진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jasonseo34@osen.co.kr
부천=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