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플레이오프 3승 1패의 상승세를 몰아 디펜딩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에 도전장을 내민다. 통합 4연패를 노리며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삼성이지만 넥센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흥미로운 대결이 예상된다.
넥센과 삼성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서 첫 대결을 펼친다. 넥센은 LG와의 플레이오프서 4차전에 승부를 결정지으며 3일의 휴식을 취한 뒤 경기에 나서게 됐다. 반면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 팀을 기다리면서 kt 위즈와 연습 경기를 갖는 등 경기 감각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대결의 관건은 상승세의 넥센이 풍부한 경험의 삼성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 수 있느냐이다. 넥센은 플레이오프 초반만 하더라도 팀 타선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오히려 약점이라고 평가됐던 마운드 싸움에서 앞서며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타격감이 되살아나는 건 시간의 문제였다.

특히 홈런포가 살아난 점이 고무적이었다. 넥센은 2차전을 패하며 분위기를 내주는 듯 했으나 3차전서 강정호가 결승 솔로포를 날린 데 이어 하위 타선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8회엔 유한준이 솔로포로 쐐기를 박으며 6-2로 승리할 수 있었다. 4차전에선 그야말로 LG의 마운드를 맹폭했다. 김민성의 결승 스리런 홈런과 강정호의 쐐기 투런포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사실상 예약했다.
마운드도 비교적 탄탄했다. 1선발 임무를 맡았던 핸리 소사가 2경기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4.22로 안정감을 뽐냈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4차전서는 3일 휴식 후 등판임에도 6⅓ 2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앤디 밴헤켄이 7⅓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충분히 제 몫을 해줬고 오재영도 6이닝 1실점 깜짝 호투로 결정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또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한 필승조 3인방도 염경엽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호투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는 삼성에도 분명 껄끄러운 상대다. 단기전에선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홈런 한 방이 가장 위협적인데, 넥센은 플레이오프 4경기서 모두 5개의 홈런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삼성은 그 어떤 팀보다 풍부한 가을야구 경험을 자랑한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는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최근 3년 간 통합 3연패를 차지하며 삼성 왕조를 구축했다.
지난해엔 정규시즌 4위를 기록한 두산 베어스가 넥센과 LG를 차례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리고 상승세를 탄 두산은 대구 원정경기서 삼성을 연달아 누르며 2승을 선점했다. 밑에부터 치고 올라온 힘은 쉽게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상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이후 1승 3패에 몰리고도 3연승으로 반등하며 두산을 제압. 끝내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시리즈도 역시 경기 감각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넥센으로선 충분한 경기 감각을 가지고 삼성을 만나게 됐다. 삼성은 오래 쉬는 바람에 실전 경기 감각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휴식기를 가지면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특히 시즌 막판 부상으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던 박선민도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만큼 삼성도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과정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승부 속에서 상승세의 넥센이 삼성의 우승을 저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풍부한 경험의 삼성이 4연패를 달성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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