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나가서 놀아! 이기든 지든 놀아봐!”
정인교(45) 신한은행 감독이 2년 만의 복귀전을 대승으로 장식했다. 인천 신한은행은 2일 부천체육관에서 개최된 KB국민은행 2014-2015시즌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홈팀 부천 하나외환을 75-60으로 물리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 신한은행은 3쿼터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美국가대표 가드인 오딧세이 심스에게 계속 득점을 줬다. 심스는 3쿼터까지 17점을 퍼부었다. 하나외환은 3쿼터까지 46-44로 앞서고 있었다. 이 때 정인교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했다. 거짓말처럼 신한은행은 4쿼터 31점을 퍼붓고 대승을 올렸다. 과연 뭐라고 했길래?

경기 후 선수들에게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김단비는 “심스가 너무 잘해서 우리는 끝났다고 했다. ‘그래 너 혼자 다해라’라는 심정으로 다운돼 있었다. 3쿼터에 감독님이 ‘야 나가서 놀아! 이기든 지든 놀아’라고 하셨다. 그래서 웃으면서 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신이 나서 편하게 했다”고 웃었다.
신한은행은 전임 임달식 감독 밑에서 5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2007년 부임한 임 감독은 5년 연속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선수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임 감독은 심판판정에 대한 화끈한 항의로도 유명했다.
이와 달리 정인교 감독은 온화한 리더십으로 선수들 마음을 움직였다. 김단비는 “올 시즌 연고지, 운동 환경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코트 안에서 감독님이 웃도록 해주셔서 즐겁게 적응해 간다”고 밝혔다.
이날 15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본인 최다기록을 세운 곽주영은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신다. 슛이 안 들어가도 편하게 쏘라고 하신다. 다른 선수들이 잡아줄 거라고 하신다”면서 믿음을 보였다.
마치 입을 맞춘 것처럼 김연주의 대답도 똑같았다. 김연주는 “감독님이 놀면서 하라고 하셔서 그냥 맘 편히 할 수 있었다. 임달식 감독님도 지난 챔프전에서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즐겁게 했다”고 거들었다.
올 시즌 신한은행은 인천을 연고로 다시 출발한다. 코칭스태프가 바뀌었고, 선수단 구성도 변했다. 어느 때보다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돌아온 정인교 감독은 “부천체육관에서 7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3번 올라가서 다 신한에게 졌다. 공교롭게 신한 사령탑이 되어 예전 연고지에서 1승을 해 감개무량하다. 팀과 선수들을 위해 열심히 뒷바라지하는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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