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015 외인트리오, 이미 청사진 나왔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1.03 06: 52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외국인선수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보통은 스카우트가 하는 일이지만, 양 감독은 직접 2015년 외국인선수 구상에 들어갔다.
양 감독은 3일 유지현, 강상수 코치와 함께 도미니카로 출국, 윈터리그를 관전한다. 도미니카 윈터리그 관전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매년 이시기면 LG 뿐이 아닌 다른 구단들도 윈터리그에 뛰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외국인선수 리스트 작성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뛴 많은 외국인선수들이  윈터리그를 통해 한국 팀과 인연을 맺곤 했다. 
그런데 양 감독은 목적은 리스트 작성만이 아니다. 이미 리스트 최상단에 자리할 선수는 정해졌다. 양 감독의 첫 번째 임무는 LG에서 3년을 뛰었던 강속구 투수 레다메스 리즈의 몸 상태를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양 감독은 “리즈가 부상이 있었던 만큼, 직접 보고 정확하게 몸 상태를 보려한다. 아마 리즈도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할 것이다”며 리즈의 복귀 가능성을 암시했다. 실제로 양 감독은 시즌 중에도 “리즈 소식은 꾸준히 챙기고 있다. 어깨가 아프다고 하는데 투구폼이 부드럽지는 않은 편이었다. 무리가 올 수도 있는 폼인데 정확한 상태는 직접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리즈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현재 리즈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이스턴스타(Estrellas) 소속으로 뛰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선발투수로 3경기를 소화했고, 총 13⅓이닝을 던지며 2승 0패 평균자책점 2.70 탈삼진 12개를 기록 중이다. 리즈는 윈터리그에 앞서 도미니카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반월판이 손상됐었다. 2월부터 5월까지는 뛰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시즌 종료를 한 달 남겨놓고는 오른쪽 어깨가 불편했다. 2014년은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해가 됐다”면서도 “지금은 100% 컨디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팀에 합류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만일 리즈가 정상 컨디션에서 윈터리그에 나오고 있다면, LG는 주저하지 않고 리즈의 복귀를 추진할 것이다. 리즈는 2011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3년 동안 LG에서 뛰면서 매년 기량이 향상됐다. 특히 2013시즌 32경기 202⅔이닝을 소화하며 10승 13패 평균자책점 3.06 탈삼진 188개를 기록, 이닝과 탈삼진에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WAR 4.78(출처: KBReport)로 이 부문 역시 리그 전체 투수 중 1위였다.
2015시즌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환경에서 이닝이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즈는 한국무대에서 화요일과 일요일, 꾸준히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면서도 괴력을 과시하곤 했다. 2013시즌의 경우, LG 투수진은 리즈가 나오는 날에는 많아야 불펜투수 2, 3명만 대기시켰다. 올 시즌 대부분의 LG 투수들은 “리즈가 있었다면, 투수들 전체가 더 편하게 던졌을 것”이라며 리즈의 공백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리즈가 다시 LG 유니폼을 입을 경우, LG는 코리 리오단과 브래드 스나이더와는 재계약을 맺고 2015시즌 외국인선수 3인방을 확정지을 듯하다. 에버렛 티포드와 조쉬벨의 경우에서 보듯, 메이저리그 경험이나 미국에서의 명성이 한국무대서 정비례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LG는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데려오기 보다는 이미 한국무대에서 실력을 증명한 이들을 잔류시킬 것으로 보인다.
리오단은 올 시즌 28경기 168이닝을 소화하며 9승 10패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했다. 5월 중순 양상문 감독으로부터 원포인트레슨을 받은 후 제구력이 안정됐고, 8월과 9월에는 7, 8회에 구속이 상승하며 LG의 1선발 에이스투수로 자리했다. 양 감독은 시즌 중 리오단을 두고 “체인지업만 좀 더 가다듬으면 훨씬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 체인지업이 확실하게 떨어질 경우, 13승에서 15승은 올릴 수 있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리오단이 더 나은 투수가 되기 위한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리오단 역시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어 한다. 스프링캠프부터 양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면, 리오단은 리즈와 함께 2015시즌 400이닝을 합작할 수도 있다.
스나이더는 포스트시즌 맹활약으로 정규시즌 부진을 만회했다. NC와 준플레이오프 4경기서 타율 4할6푼7리(15타수 7안타) 1홈런 1도루 3타점을 기록했고, 넥센과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도 타율 4할(15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스나이더의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 그러나 7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헤드샷을 맞기 전에는  타율 3할2푼1리 1홈런 7타점 OPS .930로 맹타를 휘둘렀다. 헤드샷 후 골반 부상까지 겹치며 성적이 급락한 것을 생각하면, 정상 컨디션에서 스나이더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타자로 볼 수 있다. 스나이더 스스로도 “몸 상태가 50% 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뛰었는데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만 나오고 말았다”고 당시의 부진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 첫 번째 목표는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는 것이다”고 2015년에도 LG 유니폼을 입기를 희망했다.
스나이더가 외야 세 곳을 두루 볼 수 있는, 수비 범위가 넓은 외야수란 것도 플러스 요인이 다. 이미 LG에는 두 이병규(9번·7번)와 박용택, 이진영이 외야진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중견수가 주포지션인 선수는 박용택 밖에 없다. 그런데 박용택도 한 시즌 모든 경기를 중견수로 뛰기에는 무리다. 때문에 LG는 스나이더가 합류하기 전까지는 의도적으로 외야수 4인방의 컨디션을 조절해왔다. 돌아가며 지명타자로 출장했고, 박용택이 지명타자로 나왔을 때는 이병규(7번)와 이진영이 중견수를 맡았다. 하지만 스나이더가 합류한 후에는 스나이더가 주로 중견수를 봤고, LG 외야진 전체의 수비범위도 확연히 넓어졌다.
물론 변수는 많다. 리즈의 몸 상태가 좋고, 리오단과 스나이더가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겠다고 해도, 협상테이블에서 서로가 만족해야 계약이 성립된다. FA시장 역시 신경 써야 한다. FA가 되는 박용택과 박경수를 어떻게 잡을지, 외부 FA 영입 경쟁에는 뛰어들지 결정해야 한다. 어쨌든 양 감독은 2015시즌 1선발 에이스를 확정짓는 일부터 시작했다. LG의 외국인선수 3인방 구상이 청사진대로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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