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번타자라도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와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은 4일부터 열릴 한국시리즈에서도 평소 시즌과 같이 1번타자 겸 2루수로 나설 확률이 높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특히 부각되고 있는 '선취점=승리' 공식을 이어가려면 두 선수가 초반부터 얼마나 나가서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다.
서건창은 올 시즌 넥센의 부동의 1번으로 나서왔다. 시즌 막판 염경엽 감독의 내년 실험을 위해 선발 출장한 127경기 중 3번타자로 나선 적도 4경기 있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1번으로 기용됐다. 서건창은 올해 1번으로 나서면서 리그 타자 중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서 역대 최다 안타, 득점(201안타 135득점) 기록을 모두 깼다.

그 다음으로 많은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바로 나바로였다. 나바로는 지난 4월말부터 팀의 1번 자리에 들어서며 류중일 감독의 테이블 세터 고민을 없애줬다. 나바로는 체력 소모가 큰 1번타자 겸 2루수로는 정말 드물게 거포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나바로는 올해 31홈런 중 1번으로 나가 27개를 치며 역대 1번타자 최다 홈런(이종범 31개)에 바짝 따라붙었다.
비슷한 것이 있다면 두 선수의 장타율이다. 나바로는 5할5푼2리로 장타율 10위에 올라있고 그 다음 11위가 서건창(.547)이다. 다른 점은 나바로도 발이 빠른 편이지만 주로 쳐서 장타를 만든다면 서건창은 달려서 장타율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17개의 3루타는 이종운 현 롯데 감독(14개)을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이다.
결국 두 선수가 치든 뛰든 나가야 양팀이 점수를 낼 수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선취 득점을 한 팀이 우승을 할 확률은 31회 중 21회(.677)로 높은 편이었다. 공격력으로는 남부럽지 않은 두 팀의 만만찮은 타격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봉에 서는 두 선수에 대한 역할도 4번타자 못지 않게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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