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케이블·주1회 방송이 발목? 핑계일 뿐[종영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1.03 08: 27

[OSEN=박현민의 들었다 놨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삼총사'가 막을 내렸다. 100억 대작, 시즌제 드라마, '나인' 제작진과 이진욱의 재회, 정용화의 첫 사극 도전 등 방송 전부터 치솟았던 기대치에 비해 끝은 분명 초라했다.
지난 8월 17일 첫 방송된 '삼총사'(극본 송재정, 연출 김병수)는 '코미디 빅리그'에 이어 편성, 새로운 일요일 블록대 형성을 꾀했다. 첫 회는 시청률 1.82%(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로웠다. 하지만 이후 '삼총사'의 시청률을 지속적으로 하락해 결국 1%대 안팎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케이블 플랫폼의 한계', '주 1회 방송'이 작품의 발목을 잡았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 동채널에서 방영되는 '미생' 등 각종 케이블 드라마가 지상파의 영향력을 뛰어 넘는 반응은 물론 시청률 면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결국 핑계에 불과하다. 또한 같은 이유로 주1회 방영되고 있는 '나쁜 녀석들'이 격전지인 토요일 오후 10시 시간대에서 OCN 채널의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이라는 점 역시 눈여겨봐야할 부분이다.

'삼총사'의 부진은 오히려 케이블·주1회의 한계였다기 보다는 극 자체의 느슨한 전개와 기대에 못미쳤던 스토리, 이미 알고 있는 두 이야기가 합쳐져서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렇다보니 자꾸만 강조되는 소현세자(이진욱 분)와 강빈(서현진 분), 그리고 그 곁에 얽히고설킨 박달향(정용화 분)과 미령(유인영 분)의 이야기도 흥미를 끌지 못했다.
드라마의 초반 반응을 좌우하는 건 제작진과 출연진의 전작 성적표, 혹은 드라마 홍보와 마케팅일수도 있지만 드라마의 중후반 성적표를 결정짓는 것 결국 온전히 콘텐츠 자체의 힘이다. 케이블 플랫폼, 주1회 등의 외부요인은 결국 핑계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시즌1에서 등장인물의 관계도 소개에 힘을 쏟고, 시즌2에서 보여줄 중국 올로케이션 촬영을 위해 제작비 비용을 아끼고, 애초에 긴 호흡을 목표로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삼총사'의 시즌1은 실망이 더 컸던 작품이다.
다행히 '삼총사'가 시즌1을 통해 남긴 것이 없진 않다. 초반 기대와 마찬가지로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배우간 호흡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 첫 사극 주연으로 투입된 정용화가 기대 이상의 연기로 자신의 롤을 충분히 소화했다는 점 등이다.
'삼총사'는 아직 3분의 2의 길이 남았다. 3분의 1 동안 기대에 못미쳤다 할지라도, 아직 절반 이상의 성공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시즌제의 특성상 앞선 시즌을 통해 시청자 반응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을 제작진은 십분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대를 뛰어 넘는 '삼총사'로 진화해야 한다. 부디 중국으로 간 '삼총사'가 극중 박달향의 대사처럼 '할 일'이 더 많길 바란다.
gato@osen.co.kr
'삼총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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