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실을 뛰어넘는 사라의 등장이다. 한예슬은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을 그가 아니면 상상할 수도 없는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미녀의 탄생'에서 한예슬은 전신성형으로 미녀가 된 전 사금란, 현 사라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역할로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맘껏 뽐냈는데, 이러한 한예슬의 매력과 사라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 어우러지며 한예슬표 로맨틱 코미디가 탄생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미녀의 탄생' 2회에서도 한예슬만의 로맨틱 코미디 연기는 계속됐다. 포인트는 미워할 수 없는 러블리함과 능청스러운 연기, 둘의 조합이었다.

사라는 지나치게 착하고, 때론 눈치도 없고 백치미까지 가진 인물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설정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로 인해 웃음 코드가 됐다. 한예슬은 능청스런 연기로 이 웃음코드를 200% 살려내고 있는 중이다. MBC '환상의 커플' 나상실 역으로 선보였던 코믹 연기가 '미녀의 탄생'에선 더욱 업그레이드된 것.
한예슬이 분한 사라는 이날 방송에서 한태희(주상욱 분)에게 가슴의 실리콘이 터진 것 같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태희의 손을 가슴으로 가져왔다. 그리곤 그렇게 예쁜 얼굴로 "펑 하는 소리가 났다"며 능청스레 실리콘만 걱정했다. 또 사라는 전 남편 이강준(정겨운 분) 앞에서 긴장하던 중 "김떡순(김밥 떡볶이 순대)를 떠올려"라는 태희의 처방에 금세 환하면서 뭉클하기까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또한 사라는 강준의 할머니, 즉 자신의 시할머니가 죽은 것을 알게 된 후 그의 팔찌가 강물에 빠지자 홀린 듯 강에 빠졌다. 그리고 흠뻑 젖어 볼품없게 된 모습으로 건진 팔찌를 들어보이며 해맑게 웃었다.
이 밖에도 한 회에 담긴 사라, 한예슬의 웃음 포인트는 많았다. 한예슬은 '미녀의 탄생'을 이끌어가며 이 같은 장면들을 모두 오버스럽게 소화했다. 나쁜 뜻의 오버가 아니라, 캐릭터와 장르에 알맞는 오버였다. 그리고 오버스런 연기는 한예슬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잘 어우러졌다. 누군가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연기가 한예슬에게 오니 더할 수 없이 사랑스러워졌다.
한예슬은 최근 있었던 '미녀의 탄생' 제작발표회에서 "엽기적이고 오버스런 캐릭터가 몸에 편한 것 같다"며 "사라 역을 하면서도 많이 편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이제 오버스런 설정, 능청스런 연기 속에서 웃음을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는 그의 전매특허로 자리잡았다.
한예슬은 이번 드라마로 불미스런 사건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의 컴백에는 좋은 시선도 있었지만, 나쁜 시선도 존재했다. 그로 인해 드라마와 한예슬은 좋든, 싫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아직 2회의 방송이 전파를 탔을 뿐이지만, 이러한 관심 속에서 일단 한예슬의 연기는 합격점을 받았다. 한예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리고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이제 '미녀의 탄생'에서 한예슬을 빼곤 상상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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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의 탄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