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활극인줄 알았더니…실상은 치정멜로[종영②]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1.03 09: 43

거친 남자들의 진한 의리와 불꽃 튀는 칼부림, 숨이 멎을 듯한 화려한 액션신을 내심 기대했다. 오산이었다. 전면에 활극을 내걸었지만, 뚜껑을 연 tvN 드라마 '삼총사'는 영락없이 조선시대 멜로와 치정에 얽힌 복수극이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랑했던 전 여친이, 사랑이 없던 부부생활을 이어가던 한 남성의 앞에 돌아왔다. 소현세자(이진욱 분)와 강빈(서현진 분), 그리고 섬뜩하게 살아돌아온 미령(유인영 분)의 이야기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린시절 강빈과 혼인을 약조했다는 시골 무사까지 상경해 급제했다. 박달향(정용화 분)의 등장이다.
물론 이들 주변에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총사대와 유사한 소현세자를 주축으로 한 '삼총사' 멤버 허승포(양동근 분), 안민서(정해인 분)가 있었지만, 여성들의 존재감에 밀려 역할 자체가 미비했다. 이름은 '삼총사'였지만, 결국 '소현세자와 아이들'에 불과했다.

'악의 축'인 김자점(박영규 분)보다 복수심에 불타는 미령이 소현세자에게는 더욱 위협적이었으며, 자살과 복수를 이해할만한 충분한 연결고리와 개연성 없이 죽음의 끝자락에서 수 차례 살아돌아오는 모습은 보는 내내 섬뜩할 뿐이었다.
미령만큼의 집요함은 아니었으나, 강빈 역시도 시종 소현세자와의 부부 관계 진전에 애를 쓰더니 결국 종영을 1~2회 앞두고 뜨거운 세자의 키스를 받으며 이를 이뤄냈다. 다만, 마음 한편으로 자신에게 마음을 내준 박달향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아 탄탄한 삼각 러브라인을 완성했다.
사랑에 있는 힘껏 몸을 던진 조선시대 여성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용골대(김성미 분), 최명길(전노민 분), 조선제일의 검객 노수(박성민 분) 등의 존재감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총 3개의 시즌 36회차 중 1시즌 12회를 끝마친 '삼총사'는 이제 본격적인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중국으로 떠난 '삼총사' 일행과 박달향의 중국 활약상도 충분히 예고됐다. 다만, 이들 주변을 변함없이 맴도는 강빈과 미령의 존재도 여전할 계획. 대륙으로 스케일을 넓힌 '삼총사'가 이 조선 멜로의 늪을 벗어나, 제대로 된 활극으로 안방극장 시청자의 흥미를 끌어 낼 수 있을지 시즌2에 더 큰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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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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