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일 만의 태극마크’ 박주영의 과제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03 09: 55

애증의 박주영(29, 알 샤밥)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3일 오전 10시 대한축구협회에서 중동원정(14일 요르단, 18일 이란)에 나설 대표팀 선수 22인 명단을 발표했다. 가장 화제를 모은 박주영은 결국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6월 30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고 귀국한 뒤 127일 만의 태극마크 복귀다.
브라질 월드컵 후 박주영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축구팬들은 “따봉만 남겼다”, “무적 신세”, “아스날에 관광하러 갔다”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아스날에서 방출된 뒤 박주영은 한 동안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새로 부임한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유럽파가 걱정된다”며 박주영을 겨냥했다. 결국 박주영은 높은 연봉과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는 중동리그 진출을 결심했다.

박주영은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알 샤밥 데뷔전에서 첫 골을 신고하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이후 3경기 연속 출전하며 자리를 굳히고 있다. 다른 국가대표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기록이다. 다만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박주영을 시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이 선발에 크게 작용했다. 아울러 이동국, 김신욱, 지동원의 줄부상도 기회가 됐다.
한국축구가 다시 한 번 외국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간단하다. 편견 없이 오직 실력으로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월드컵에서 보여준 박주영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잊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줄만하다. 어차피 박주영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박주영이 국민적 반감을 잠재우는 일은 결국 열심히 뛰어 기대에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 박주영도 그간의 모든 명성과 과오를 모두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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