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2기가 베일을 벗었다. 불안했던 뒷마당의 새판짜기에 시선이 쏠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 달 A매치 중동 원정 2연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과 일전을 벌인 뒤 18일 이란 테헤란으로 자리를 옮겨 이란과 격돌한다.
눈에 띄는 자리는 수비진이다. 지난달 A매치 2연전과 비교해 단 4명만이 살아남았다. 코스타리카전 3실점과 부상 악재가 겹쳐 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차두리(서울) 장현수(광저우 부리) 등 4명만이 재신임을 받았다.

절반의 얼굴이 바뀌었다. 수비수 8명 중 4명이 새 얼굴로 모두 주전급 자원들이다. 김진수(호펜하임) 박주호(마인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 독일 분데스리가 3인방을 비롯해 김창수(가시와)가 부름을 받았다.
지난달 파라과이-코스타리카전을 소화했던 김주영(서울) 김기희(전북) 이용(울산) 홍철(수원) 등은 부상 등의 이유로 제외됐다. 김주영과 이용은 부상 암초에 걸렸고, 김기희는 군사훈련으로 빠졌다. 홍철은 5명의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한경쟁에 돌입한다. 슈틸리케호는 코스타리카전서 뒷마당에 허점을 노출했다. 파라과이를 2-0으로 물리쳤지만 코스타리카에 무려 3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수비진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
아시안게임 부상 여파로 슈틸리케호 1기 승선이 좌절됐던 김진수와 박주호의 발끝에 시선이 쏠린다. 둘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하며 기량을 입증했다. 새 수장의 눈도장을 찍을 일만 남았다. 다만 둘의 포지션이 겹쳐 활용도가 관심사다. 부상 여파도 남아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김진수와 박주호는 최근 부상으로 많이 출전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이들의 합류 여부가 불확실했다.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대기명단에 왼쪽 풀백 두 명(윤석영, 홍철)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홍정호도 재기를 꿈꾼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부상으로 신음했지만 어느덧 독일 무대에서 점차 모습을 드러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영권, 곽태휘 등이 A대표팀서 부진한 가운데 중앙 수비수의 한 자리를 꿰찰 기회가 주어졌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써냈던 김창수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우루과이전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이미 능력을 증명했다. 슈틸리케호 1기 승선에는 실패했지만 이용의 부상 낙마로 뜻하지 않은 기회를 잡았다.
불안했던 슈틸리케호의 뒷마당이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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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