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탄난 가정 vs 훈훈한 가족.. 아이러니 윈-윈 효과?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11.03 11: 11

한 쪽에는 파탄난 가정이 있고, 다른 한 쪽에는 뜨거운 가족애가 있다. 대비되는 주제가 흥미로운 극장 박스오피스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다. '나를 찾아줘'는 지난 주말이였던 10월 31일~11월 2일까지 전국 45만 2663명(영진위)의 관객을 모아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122만 6418명이다.
지난 달 23일 개봉 이래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정상 질주 중인 '나를 찾아줘'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아내 때문에 살인자로 몰리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추격 스릴러. 원제는 사라진 여자를 뜻하는 '곤 걸(Gone girl)'이다. '나를 찾아줘'는 번역되어 출간된 원작 소설 제목을 따랐다.

영화는 완벽한 커플에서 문제 많은 부부로 변하는 과정 속 남녀의 쫄깃한 심리전을 스릴감 있게 다룬다. 국내 자막에 "막장이 따로 없네"란 대사가 언급될 정도로 살인, 살인 미수, 누명, 복수, 범죄 은닉 등 한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도저히 믿기 힘들 정도로 온갖 범법행위가 등장한다.
다소 자극적이고 수위 높은 이 이야기를 '세븐', '조디악', '파이트 클럽', '소셜 네트워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 받은 데이빗 핀처가 영혼을 불어넣어 볼 만한 스릴러로 탄생했다는 평이다. 여주인공 아내 역을 맡은 배우 로자먼드 파이크는 국내 드라마에서 숱하게 봐 온 악당 여주인공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
'나를 찾아줘'를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관객들이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보며 위로받는 것일까.
2위는 같은 기간 전국 24만 3233명을 모은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80만 7676명.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나를 찾아줘'와는 정 반대 터치의 영화다. 30년 동안 헤어졌다 극적으로 상봉한 두 형제가 30분 만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잃어버렸던 형제애를 찾아가게 되는 이야기가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조진웅, 김성균이 너무 다른 형제로 찰떡 호흡을 선보인다.
장진의 초기작들을 연상케한다는 반응이 있는 것처럼 영화는 언어유희와 아이러니한 상황, 여기에 사회적 풍자가 곁들여졌다. 휴먼 드라마와 블랙 코미디의 조합이라고나 할까.
무엇보다 영화는 내 가족, 내 형제를 떠올리게 만들며 스산한 날씨에 냉랭해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들며 줄어든 상영관 수에서 뒷심을 얻는 요인에는 이 같은 온기가 만들어 낸 입소문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
너무 달라 재미있는 1, 2위. 어쨌거나 두 영화 모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영화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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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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