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열리는 두 차례 A매치에 소집할 22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이번 소집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로,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상대인 오만과 쿠웨이트를 대비한 것이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박주영의 슈틸리케호 승선은 예상대로 됐다.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의 부상 이탈로 인해 이렇다 할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경기력을 직접 점검하길 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선발에 대해 찬반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안다. 가장 큰 선발 이유는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기 전 마지막 소집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최근 이적 이후 득점을 하고 있지만, 활약상을 듣는 것만으로 아시안컵에 소집하는 이유로 충분할 수 없어 직접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관심 만큼 박주영의 첫 승선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동국과 김신욱이 빨리 부상에서 돌아와 대표팀의 원톱 공격수로 뛸 수 있느냐가 고민이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은 이동국, 김신욱과 비슷한 특징이 없다"며 박주영이 타깃형 스트라이커 옵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이라는 명성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박주영이 대표팀에 잔류하기 위해 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제로 베이스에서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이 10년 전 쯤 K리그를 대표한 최고의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2005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보낸 선수가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며 "박주영이 대표팀에 들어와 다른 선수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지가 중요하다. 선수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진출했지만, 본인이 대표팀 선수로 충분한지 증명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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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