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최고의 무대에 서게 돼 정말 기쁘다". (김현우)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후회없이 한 번 해보겠다". (김헌곤)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 초대받은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현우(투수)와 김헌곤(외야수)은 "정말 꿈만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강릉고와 한민대를 거쳐 2010년 삼성에 입단한 김현우는 차세대 소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성장세가 더뎠다. 그동안 김현우는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흔히 말하는 배짱이 부족하다는 의미였다. 이젠 다르다. 김현우는 올 시즌 29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1홀드(평균 자책점 2.32)를 거뒀다.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슬라이더는 김현우의 주무기.

류중일 감독이 김현우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한국시리즈 때 기존 선수들도 잘 해야 겠지만 김현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현우가 잘 해줘야 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3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김현우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최고의 무대에 서게 돼 정말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김현우는 올 시즌 넥센전에 4차례 등판해 1홀드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0.00. 그는 "넥센전에서 긴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한 두 타자 상대한 게 전부였다"며 "넥센 타선이 강하다. 힘 대 힘으로 한 번 맞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흔히 큰 경기를 경험하면서 한 단계 성장한다고 말한다. 김현우 또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삼성은 외야 자원이 풍부하다. 치열한 경쟁 끝에 기회를 얻게 된 김헌곤은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한 격이다. 후회없이 한 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헌곤은 "(장)원삼이형이 '넥센에는 좌완 계투 요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넌 떨어진다'고 했었는데 이렇게 기회를 얻었다"고 뿌듯한 반응을 보였다.
김헌곤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할 예정. "진짜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잘 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진짜 잘 해보겠다". 그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흔히 큰 경기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팀이 이긴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가을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김현우와 김헌곤 또한 유력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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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김헌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