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박주영-정성룡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과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1.04 06: 20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영(29, 알 샤밥)과 정성룡(29, 수원 삼성)을 시험대에 올렸다. 주어진 과제는 단 하나, '가치증명'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열리는 두 차례 A매치에 소집할 22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이번 소집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로,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상대인 오만과 쿠웨이트를 대비한 것이다.
이번 대표팀 명단은 지난 1기 명단과 비교했을 때 7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 대신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불렀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진수(호펜하임)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엘 자이시)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도 기회를 얻었고, 골키퍼 무한경쟁을 예고하듯 정성룡도 승선했다.

그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이는 역시 박주영과 정성룡이다. 무적 신세로 지내다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 이적 후 3경기 출전 1골을 기록하며 부활을 준비하고 있는 박주영은 이번 대표팀 승선이 가장 유력한 선수였다. 이동국과 김신욱 등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포함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고 잘라 말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주영이 대표팀에 들어와 다른 선수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한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진출했지만, 본인이 대표팀 선수로 충분한지 증명해야 할 것"이라며 다시 태극마크를 단 박주영에게 과제를 안겼다.
정성룡도 같은 과제를 받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부진과 팬들의 거센 포화 속에 김승규(울산 현대)에게 수문장 자리를 넘겨줬던 정성룡은 소속팀 수원에서 칼을 갈았다. SNS에 남겼던 '퐈이야'를 비꼬는 야유 속에서도 담담하게 경기를 치를만큼의 멘탈을 회복했다. 와신상담한 보람대로, 최근 연이은 선방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끈 정성룡은 결국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이후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지만, 선수 본인이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기 때문에 이번 명단에 소집했다"며 그의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정성룡이 해야할 일은 태극마크에 어울리는 가치를 재증명하는 일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뜨거운 감자'였던 두 선수. 아시안컵 전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에서 그들은 그동안 쌓아온 이름값은 '제로베이스'로 돌리고, 오직 순수하게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한다. 복잡할 것 없이 단순한 그 하나의 과제가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할 박주영-정성룡의 미래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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