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톤(Keystone)은 원래 건축용어다. 아치에서 구조물의 균형을 잡아주는 가운데 괸 돌을 가리킨다. 야구에서도 내야 다이아몬드의 중심을 떠받치는 수비수, 즉 2루수와 유격수를 키스톤 콤비라고 한다.
키스톤 콤비의 호흡은 그 만큼 중요하다. 내야를 빠져나가는 타구의 대부분이 2루수 혹은 유격수 쪽으로 향한다. 개개인의 수비능력도 중요하지만, 병살 플레이를 잡아내기 위한 연계플레이도 강조된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의 오마 비스켈(유격수)과 로베르토 알로마(2루수)는 뛰어난 수비능력과 호흡으로 미국-캐나다 국경을 수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할 삼성과 넥센은 쟁쟁한 키스톤콤비를 보유했다. 삼성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와 넥센 2루수 서건창, 삼성 유격수 김상수와 넥센 유격수 강정호는 모든 팀들이 부러워하는 키스톤 콤비였다.

공격 쪽으로만 초점을 맞추면 넥센의 올해 키스톤 콤비는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것이다. 서건창은 타율 3할7푼으로 타격왕을 차지한것도 모자라 201안타로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135득점도 프로 최초의 기록. 강정호는 타율 3할5푼6리에 40홈런 117타점 103득점으로 유격수로는 최초로 40홈런에 100-100클럽에 가입했다.
삼성 키스톤콤비의 공격력도 나쁘지 않다. 나바로는 타율 3할8리에 31홈런 98타점 118득점으로 역대 2루수 최다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나바로가 1번타자라는 점. 김상수는 타율 2할8푼8리에 홈런 5개 63타점 74득점으로 앞에 등장한 3명에 비하면 평범해 보이지만 도루 53개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수비는 어떨까. 간단하게 실책 개수로만 따지면 넥센의 승리다. 넥센 키스톤 콤비는 16개의 실책(서건창 7, 강정호 9)으로 삼성 키스톤 콤비의 25개(나바로 11, 김상수 14)보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다.
병살 처리수도 넥센이 앞섰다. 물론 유격수, 혹은 2루수를 거치지 않는 병살타도 있지만 대부분의 병살타는 키스톤 콤비의 손을 거친다. 그리고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6-4-3(유격수-2루수-1루수) 혹은 4-6-3(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다.
넥센은 올해 101개의 병살을 잡아낸 반면 삼성은 82개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었다. 삼성의 병살이 의외로 적은 건 투수들의 성향이 땅볼유도 보다는 뜬공유도 쪽으로 치우친 영향도 있다. 삼성의 올해 GO/FO는 0.86으로 가장 뜬공이 많은 구단이었다.
분명한 점은 삼성과 넥센 모두 나머지 구단들이 부러워하는 키스톤 콤비로 시즌을 치렀다는 사실이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칠 양 팀의 키스톤 콤비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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