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에 등장한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넥센), 평균자책점 3.18로 역대 프로야구 가장 높은 ERA 1위 릭 밴덴헐크(삼성). 두 선수 모두 네덜란드계로 이름 가운데 밴(Van)이 붙는다. 그래서 한국야구 팬들은 '밴씨 형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4 한국 프로야구를 양분했던 두 명의 투수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맞붙는다.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하루 앞둔 3일 대구구장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양 팀 선발투수가 발표됐는데, 예상대로 삼성은 에이스 밴덴헐크가, 넥센은 밴헤켄이 등판한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31번 가운데 25번으로 74.4%나 된다. 넥센이 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통과하면서 에이스 맞대결 카드가 성사됐다.

기록의 희귀성으로 따지자면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투수 반열에 오른 밴헤켄이 앞선다. 이 밖에도 밴헤켄은 이닝 1위(187이닝), 탈삼진 2위(178개), WHIP 4위(1.32), 퀄리티스타트 1위(18개), 평균자책점 3위(3.51)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에게 인정되는 공식 타이틀은 다승과 탈삼진, 이닝, 승률이다. 밴헤켄은 이 가운데 다승 타이틀 하나만 차지했지만 밴덴헐크는 평균자책점 1위(3.18)와 탈삼진 1위(180개)에 올랐다. 이 밖에도 WHIP 1위(1.11), 피안타율 1위(.222)를 기록했다. 다만 이닝 15위(152⅔이닝)와 다승 4위(13승)가 밴헤켄보다 떨어진다.
두 선수는 시즌 막판까지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경쟁을 벌였다. 밴덴헐크가 막판 낮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면서 어느정도 대세가 기울었지만 탈삼진은 달랐다. 같은 날이었던 14일 시즌 최종등판을 앞두고 밴헤켄이 169탈삼진, 밴덴헐크가 168탈삼진이었는데 밴헤켄은 롯데전에서 9개를 더한 반면 밴덴헐크는 NC전에서 12탈삼진으로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정규시즌에서 일찌감치 다승왕은 밴헤켄에게 돌아갔지만, 막판까지 밴씨 형제는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두 선수의 탈삼진 능력, 그리고 실점을 줄이는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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