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를 바 없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
승자의 여유일까. 최형우(31, 삼성)에게 한국시리즈를 앞둔 각오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특별한 건 없다. 해마다 똑같은 준비를 했었으니 다들 하던대로 하고 있다"는 게 최형우의 말이다.
최형우는 올 시즌 113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5푼6리(430타수 153안타) 31홈런 100타점 92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왼쪽 늑골 미세 골절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 듯. 특히 그는 넥센과의 대결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타율 4할4리(57타수 23안타) 7홈런 16타점 18득점. 팀내 타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이었다.

최형우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그는 "넥센전 상대 성적이 좋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성적이 좋다고 들떠서도 안된다. 그저 평소 하던대로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규 시즌 성적은 참고 사항일 뿐. 최형우는 "어떠한 상황이든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투수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무조건 이기면 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넥센은 LG를 3승 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 쥐었다. 이에 최형우는 "넥센이 올라올 것이라 예상했었다.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갔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조금은 아쉬웠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삼성의 사상 첫 통합 3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은 "올해 가장 힘든 한국시리즈가 될 것 같다"면서 "넥센은 MVP 후보가 4명이나 있다. 20승 투수(앤디 밴헤켄), 50홈런 이상 친 선수(박병호), 200안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서건창)가 있기 때문에 화려한 팀이다. 그에 맞는 분석을 한 만큼 감동적인 명승부가 될 것 같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최형우 또한 마찬가지. 그는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그렇지만 우승은 우리의 몫"이라고 정상 등극을 향한 열망을 내비쳤다. 그리고 넥센의 우위를 전망하는 여론에 대해서도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최형우는 "우리가 지금껏 보여준 게 있지 않나.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라며 "그럼에도 그렇게 평가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 뿐이었다. "한국시리즈 MVP 같은 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예년처럼 우승만 하면 된다. 팀내 선수 가운데 누가 한국시리즈 MVP가 되든 샴페인 많이 부어 줄 준비가 돼 있다. 그냥 우승만 하면 된다.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최형우는 "앞서 말했듯이 평소 하던대로 하면 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바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고 했다. 선수단 주장과 4번 중책을 맡은 최형우다운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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