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불펜 싸움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넥센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서 첫 대결을 펼친다. 최강의 두 팀이 만나는 만큼 화끈한 공격력과 함께 마운드 싸움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단기전에서 중요한 불펜 싸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루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서도 양 팀 감독은 불펜진 운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먼저 염경엽 넥센 감독은 "불펜 운용은 플레이오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좌타 라인은 LG보다 삼성이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고 최형우 선수에게 패넌트레이스에서도 결정타를 많이 맞았다. 한현희는 잘 안 마주치게 하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패넌트레이스는 패넌트레이스고 시리즈는 다를 것이기 때문에 한현희가 잘 이겨내리라 생각한다"며 불펜의 핵심인 한현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류중일 삼성 감독도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잡을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한다. 선발 투수와 타자도 중요하지만 넥센과 경기를 할 때는 허리 싸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불펜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이날 안지만 앞에서 던져줄 투수에 대한 질문에 류 감독은 “안지만 앞에선 심창민이 더질 것이다. 부상에서 회복됐고 구위도 좋다. 키 플레이어가 여러 선수 있겠지만 심창민도 그 중 하나다"며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결국 양 팀의 불펜 싸움에서 두 잠수함 투수에게 걸린 기대가 크다. 게다가 심창민과 한현희는 경남고 1년 선후배 사이다. 후배 한현희는 올 시즌 66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2세이브 31홀드 평균자책점 3.20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27홀드에 이어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할 정도로 넥센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따라서 이번 한국시리즈서 삼성의 좌타자들을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한현희는 정규시즌서 삼성와 좌타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삼성의 4번 타자 최형우에게 4타수 3안타 2홈런을 맞았고 박한이에게 4타수 2안타, 이승엽에게 5타수 2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넥센 불펜진엔 좌투수가 없기 때문에 필승조 한현희는 이들과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심창민을 올 시즌 52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6.81로 부진했다. 지난해 1승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68을 마크하며 삼성 불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올 시즌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삼성 마운드가 예전과 비교해 힘이 떨어진 이유 역시 심창민의 부진이 컸다. 그러나 류 감독은 부상으로 부진했던 심창민에게 다시 믿음을 보였다. 그의 임무는 리드를 지킨 뒤 필승조 안지만-임창용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는 것. 심창민이 얼마나 많은 경기서 호투를 펼치느냐에 따라 삼성의 불펜 운용도 달라질 전망이다.
류 감독의 말대로 단기전은 결국 마운드의 싸움. 특히 불펜진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과연 양 팀 감독이 핵심 선수로 생각하고 있는 한현희, 심창민의 잠수함 대결에서 어떤 선수가 웃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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