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정상회담’ G11의 진정성, 위기 벗을 무기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1.04 06: 57

잘 나가던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 사용 논란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제작진은 발 빠르게 사과했다. 하지만 단 세 줄의 문장, 기미가요는 속 빼놓은 사과는 도리어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이에 제작진은 논란 후 본방송을 통해 거듭 사과했다. “‘비정상회담'의 책임프로듀서 겸 연출이 보직해임 경질되었고 음악을 채택한 외주 음악감독에 대한 모든 업무계약을 파기했습니다"고 덧붙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송 후 시청자 의견은 분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11(샘 오취리, 기욤 패트리, 에네스 카야, 줄리안, 알베르토 몬디, 장위안, 타일러 라쉬, 로빈 데이아나, 타쿠야, 사메르 삼훈, 다니엘 린데만)의 진정성 있는 모습에 반감을 드러내는 이를 찾기는 힘들다. 제작진의 뼈아픈 실수에도 G11의 진정성 있는 모습은 가려지지 않았다. 
지난 3일 방송된 '비정상회담'에는 공형진이 게스트로 출연, “이별이 두려워 어떤 관계도 시작하는 나 비정상인가요?”를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G11은 자신의 경험과 자국 문화를 바탕으로 이별에 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자필로 꾹꾹 눌러쓴 유언장을 공개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타쿠야는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여기에 유서를 남기겠습니다”고 운을 뗀 후, “한국에 와서 4년. 지금 가장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가족입니다. 가족에게 해주고 싶은 것, 전하고 싶은 말. 엄청 많이 있지만 결국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네요. 하지만 항상 모두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직접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여기서 말 할게요.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엄마. 사랑한다는 말을 살면서 한 번도 못했는데 정말 사랑합니다”고 남겨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어 에네스는 “엄마 그 동안 나 키우고, 신경 쓰고, 걱정하고, 고민하고 엄마로서 누구보다 멋지게 내 곁에서 있어줘서 대단히 고마워. 옛날보다 더 다정해지고 마음 약해진 우리 아빠. 내가 아빠한테 최고로 남기고 가는 것이 우리 아들이니 나를 키웠던 것처럼 우리 아들도 멋진 사람으로 키워줘”라며 지난 12년간 기쁠 때 슬플 때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잠시 울컥해서 호흡을 멈췄던 에네스는 “사랑하는 우리 마누라. 최선을 다한다고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을 거야. 그동안 미안했고. 죽어서라도. 죽어서 다시 살아오더라도 너만을 사랑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에네스는 이스탄불 친구에게 투자한 곳에서 다달이 생활비가 나온다는 사실과 함께 아들 교육비를 모아놓은 통장을 언급, 든든한 가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줄리안은 “나에게는 무엇보다 인연이 소중했습니다. 이거 하나는 성공했다는 생각이 드네요”라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할 목록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저는 행복했습니다. 엄청 많이. 평생 살아도 이런 감정을 못 느껴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많은 사랑과 운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오늘은 나의 죽음을 슬퍼하는 날이 축하하는 날입니다. 잊지 못하는 날로 기억해준다면 저는 정말 자랑스러울 겁니다. 여러분의 남은 인생 꼭 즐기세요. 안 그러면 혼내러 간다”고 덧붙이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알베르토는 “남과 비교하면서 더 잘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 항상 자기 자신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은 보물이다. 그러니까 매일 보물을 발견하는 것처럼 항상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라”는 명언을 남겼고, 다니엘은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지식과 용기 두 가지가 있다. 지식은 판단하는데 있어 필요하고 용기는 실천하는데 필요하다. 두 가지를 가지면 성공적인 인생, 올바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타일러는 “우리는 모두 나뭇잎과 같다”고 운을 뗀 후, “싹이 돋아날 때도 있고 가장 푸를 때도 있고 붉게 물들었다가 색이 바래지고. 예상치 못한 순간 바람에 흔들려 떨어질 때도 있다. 당신은 아직 색이 화려하겠지만 나는 바람에 날아가게 되었다. 색이 바래진 낙엽을 보면 나를 떠올려 슬퍼하겠지만 나도 당신처럼 푸르고 화려했던 모습을 기억해주기를. 나는 떠났지만 우리가 함께 했던 푸르고 화려했던 시간들은 당신 곁에 남아있을 것이다”고 전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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