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서도 3선발제를 일단 유지한다. 그러나 완벽한 3선발제는 아니다.
넥센은 지난달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넥센은 한국시리즈 3연패 팀인 강호 삼성과 올해 최종 우승팀을 놓고 4일부터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과감하게 3선발제를 택해 재미를 봤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플레이오프가 4차전에서 끝날 것을 예측해 1차전 선발을 앤디 밴 헤켄에서 헨리 소사로 바꿨고 이는 딱 맞아떨어졌다. 소사는 1차전(4⅓이닝 3실점)에서 흔들렸으나 4차전에서 완벽한 회복력으로 6⅓이닝 2실점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 결과 넥센은 예상대로 앤디 밴 헤켄을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낼 수 있다. 지난달 31일 등판했던 소사는 4일 휴식 후 2차전에 다시 나설 계획. 3차전에는 플레이오프 3차전의 주인공 오재영이 등판한다. 다시 4차전은 밴 헤켄, 5차전은 소사가 마운드에 오른다.
염 감독은 시리즈를 앞두고 밴 헤켄과 소사 모두에게 3일 휴식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두 투수의 대답은 모두 "오케이"였다. 염 감독은 "무엇보다 투수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오히려 등판시키는 것이 팀에 불리하다. 그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3선발을 구상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 선발 기용에 대해 "딱 3선발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3선발 플러스 알파"라고 말했다. 만약 레이스가 길어져 6,7차전까지 갈 경우 3일 휴식 후 등판을 연속 2번씩이나 시킬 수는 없다는 판단. 염 감독은 "그때가 되면 (손)승락이나 (문)성현이를 선발로 낼 수도 있다. 상황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넥센이 플레이오프를 뚫고 온 비결은 바로 마운드의 유연함이었다. 손승락이 마무리 자리를 내어놓으면서 조상우, 한현희와 함께 3명의 필승조가 '변칙 등판'을 했다. 염 감독은 상대 타자에 따라 더 유리한 투수를 마음껏 기용할 수 있었다. 넥센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을 상대로 '유연한 마운드'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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