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2008', 건실한 청년이 된 아기사자 '매력이 철철'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4.11.04 09: 44

그야말로 CUV 전성시대다. 국산차인 듯 국산차 아닌, 그러나 국산차 같은 르노삼성의 'QM3'를 시작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CUV의 인기가 궤도에 오르자 너도나도 CUV 수요를 잡기 위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푸조의 '2008'은 사전계약 약 1000대 육박이라는 브랜드는 물론 수입차 단일모델로서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008'의 실물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 사진으로는 푸조 특유의 동그란 귀여움을 억지로 CUV에 맞춰 세련된 모습으로 바꿔놓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본 '2008'은 아기사자가 건실한 청년으로 자란 듯한 인상을 줬다. 특히, 전면부가 인상 깊은데, 최근 한눈에 강렬한 카리스마를 전달하기 위해 라디에이터그릴이 커지고 있는 추세와 달리 '2008'의 자그마한 그릴은 오히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오히려 양 옆의 깎인 듯한 헤드라이트와 조화를 이뤄 '2008'만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푸조 브랜드의 상징인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모습을 담은 후미등은 푸조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으며 '뉴 푸조 308'에서도 선보인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운전자의 눈높이에 맞춰 설계된 헤드업 클러스터는 직관적으로 다가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필요에 따라 6:4 분리형 2열 시트를 접어 공간을 늘릴 수 있는 트렁크는 CUV로서의 실용성을 느낄 수 있는 장치다. 공간을 편의에 따라 360L부터 최대 1194L까지 조정해 사용할 수 있다. 풀플랫으로 180도로 눕힐 수 있고, 양 측면에 있는 그물망 등 트렁크 곳곳에 추가 수납공간이 있어 마음껏 짐을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
시승은 서울 도심과 경기 외곽에서 이뤄졌다. 퇴근길 마포구에서 강남구까지 올림픽대로를 달려 신논현역과 강남역, 그리고 학동역을 누비고 다녔으며 고속주행을 위해 차량이 적은 오전에 서울과 남양주를 왕복했다.
변속감을 꺼려하는 한국인이 특히 어려워하는 푸조시트로엥의 MCP 미션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물론, 변속 느낌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내 차가 지금 변속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재미있는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3단 이후의 고속은 변속감이 느껴지고, 1단과 2단에서 뜸을 들인 만큼 더 시원한 느낌을 줬다. 130km로 달려도 핸들링이나 접지력 등에서 불안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쭉쭉 뻗어가는 느낌이 신이 나 스피드를 즐기는 나를 발견할 정도였다.
역시나 푸조였다. 주행거리가 길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퇴근 시간대에 서울 강남을 돌아다니고, 후진과 급정거 등 방어운전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연비가 17.2km/l를 기록한 것.
미모와 실용성, 그리고 경제성까지 갖춘 푸조의 '2008'이 과연 내년에 푸조의 전체 판매량을 1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fj@osen.co.kr
핸들과 센터페시아.
개방감이 특출난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주먹만한 사이드 브레이크.
 문의 각도가 넓어 적재가 쉬운 트렁크.
레일 위에 적재가 가능한 트렁크.
레일을 분리하고 2열을 접은 트렁크.
트렁크 매트 아래에는 22리터의 수납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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