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캠프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쉬는 날도 쉬는 게 아니다. 선수를 만들기 위한 김성근 감독의 혹독한 훈련이 휴일에도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와 30일부터 훈련을 시작한 한화는 4일 첫 휴일을 맞이했다. 5일 훈련과 1일 휴식 순으로 빡빡하게 진행되는 이번 마무리캠프의 첫 휴일이었다. 그런데 휴일 전날 밤부터 풍경이 예년과 사뭇 달랐다.
보통 프로야구 캠프는 휴일 전날 밤부터 선수들이 쉬는 게 일반적이다. 다음날 오후까지 휴식을 취한 다음 저녁 야간훈련부터 이튿날 훈련을 대비하는 식. 그런데 김성근 감독의 한화는 휴일 밤에는 물론 전날 밤에도 예외 없이 야간훈련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3일 밤에는 30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 숙소 인근에 마련된 훈련장에서 라이트를 켜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리며 섀도우 피칭을 했다. 유일하게 30대 이상 선수들 중에서 훈련조에 포함된 김태완은 "나만 특타도 하고, 야간훈련까지 한다"며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휴일이 된 4일도 사실상 훈련일과 다를 바 없었다. 30대 이하의 젊은 야수 전원과 6명의 투수들이 아침 9시부터 고친다구장으로 향해 12시까지 훈련을 소화한 것이다. 야수 김회성과 투수 이태양이 포함됐다. 타자들은 배팅을 하고, 투수들은 체력과수비 훈련을 받았다. 코칭스태프 전원도 아침부터 훈련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에만 훈련을 소화한 뒤 오후가 되어서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베테랑 선수들도 짧은 휴식을 끝내고 이날 밤 야간훈련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아예 숙소에서 나가지 못한 채 잠만 잔 선수도 있었다. "밖에 나가서 점심이나 먹자"는 정근우의 말에 김태완은 주저하지 않고 "잘거에요"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3일 동안 특타조에서 빠지지 않고 혹독하게 굴렀다.
휴일이 이러한데 평소 훈련 날은 말할 것도 없다. 오전 7시40분부터 숙소에서 출발해 고친다구장에 도착, 오후 6시가 되어 해가 뉘엿뉘엿 질 때 끝난다. 특히 마지막 특타조는 3개의 배팅케이지에서 쉼 없이 치고 또 친다. FA임에도 자청해서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김경언도 "괜히 왔네, 괜히 왔어"라고 후회하면서도 "계속 훈련 해야지"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김성근 감독이 2군 서산 훈련장에서 잔류 선수들을 직접 보기 위해 3일 일시 귀국했지만, 한화 캠프는 그가 짠 스케줄에 의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쉬는 날에도 혹독한 훈련으로 담금질하고 있는 한화, 이제는 정말 달라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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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