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1차전서 불펜진의 약점을 노출하며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끝판왕 오승환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강정호의 투런포에 무너지며 2-4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이어 2년 연속 첫 경기를 내줬다.
삼성은 올 시즌에도 팀 불펜 평균자책점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하지만 통합 3연패를 달성했던 지난해와 가장 다른 점은 마무리 오승환이 없다는 점. 해외에서 돌아온 임창용이 그 자리를 메웠으나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9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또 안지만 앞에서 던져줄 투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불안감을 노출했고 이 약점이 1차전서부터 드러났다.

이날 경기는 외국인 에이스 투수의 맞대결. 삼성 선발 밴덴헐크는 6⅓ 2실점, 넥센의 밴헤켄은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이후 마운드는 불펜진에게 넘어갔다. 삼성은 7회 1사 후부터 차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차우찬은 2사 후 로티노에게 몸에 맞는 공과 보크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유한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막고 한숨 돌렸다.
하지만 삼성은 7회말에도 바뀐 투수 조상우를 공략하지 못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그리고 8회초 넥센의 공격에서 차우찬이 그대로 등판했다. 뒤에는 심창민, 안지만, 임창용 등이 버티고 있었으나 동점인 상황에서 차우찬을 더 끌고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은 강정호에게 사구를 허용한 뒤 강정호에게 좌중간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맞고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이 결승포로 삼성은 넥센에 1차전을 내줬다.
결국 철벽 마무리 오승환의 부재가 불러온 불펜 운용이었다. 오승환은 지난해 삼성의 마무리로서 한국시리즈서도 맹활약했다. 그는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9회 동점 상황에 올라와 4이닝 동안 8탈삼진을 솎아내며 호투를 펼쳤다. 비록 많은 투구수에 발목이 잡히며 오재일에게 결승 솔로포를 맞았지만 최강 마무리의 위력을 뽐내기엔 충분했다.
삼성은 분명 불펜 투수의 양에 있어선 넥센에 앞섰다. 그러나 오승환과 같이 확실한 카드가 부족했다. 만약 차우찬 대신 심창민, 안지만을 일찍 올렸다 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우타자 승부에서도 차우찬을 밀고 갔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만약 삼성 불펜진의 마지막에 안정감과 연투 능력을 뽐내는 오승환이 버티고 있었다면 경기는 달라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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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