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또 한번 눈물을 보였다. "오라방"은 없지만 인형과 이야기 할 정도로 밝았던 그가 과거 받았던 상처 때문에 오열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고 이는 앞으로 '내일도 칸타빌레'가 나아갈 방향을 잡아줄 듯하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박필주, 신재원 연출 한상우, 이정미)에서는 과거 받았던 상처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설내일(심은경 분)이 차유진(주원 분) 앞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설내일은 도강재(이병준 분)의 레슨을 받아야 했다. 이는 천재적 피아니스트를 찾았던 도강재가 설내일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았기 때문. 그간 내일이 진정으로 피아노를 즐길 수 있도록 그저 바라만 봤던 송미나(도지원 분)과는 다르게 도강재는 "적절한 시기와 노력과 연습이 있어야 천재 피아니스트가 나오는 것이다. 싫어도 해야된다"고 말할 정도로 강압적인 교육 방법을 채택했다.

하지만 이는 설내일에겐 역효과였다. 내일은 강압적인 교육 방법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 어린 시절 천재 피아니스트를 만들겠다며 내일을 강압적으로 가르쳤던 선생님 때문에 상처를 받았던 설내일은 결국 도강재의 강압적인 모습에 눈물을 보이며 레슨실을 뛰쳐나갔다.
힐링을 위해 만난 차유진도 그런 내일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는 울먹이며 "피아니스트 안 될거다. 좋은 기회, 발전 다 필요없다"고 말하는 설내일의 손을 잡고 도강재에게 다시 데려다 놓으려 했다.
그런 유진의 손을 내일은 뿌리쳤다. 그간 유진이 하자고 하는 것은 뭐든 다 하며 '유진바라기'를 자처했던 내일이 유진의 손을 뿌리친 건 그만큼 내일의 마음에 트라우마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뜻. 내일은 유진을 향해 "맨날 울고 맞고 아프고 상처받고. 그래야지 성공한 피아니스트가 된다, 너는 꼭 그래야 된다. 나 정말 그런 것 다 필요 없다. 그런데 왜 자꾸 강요해. 무섭게 수업 받는 거 싫다는데 왜! 선배도 똑같아. 그런 사람들이랑 똑같은 사람이다"라고 소리치며 오열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 버전으로 야심차게 출발했던 '내일도 칸타빌레'는 시청자들과의 공감에서 실패하며 시청률적인 면에서도, 평가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상황. 배우들의 열연이 빛 바랠 정도로 드라마의 완성도에 대한 말이 많은 상황에서 등장한 심은경의 눈물은 '내일도 칸타빌레' 분위기 반전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던 심은경의 설내일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보는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상에서 4차원 행동을 하는 지금, 설내일이 지닌 가슴 속 트라우마와 이를 치유해나갈 설내일과 유진의 모습은 굳었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소 풀게 할 전망이다.
원작에선 설내일이 가진 트라우마가 그리 크게 부각되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 정서상 아픔과 치유, 그 과정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갈등과 오열, 치유에서 오는 감동은 꼭 필요한 코드이고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터라 '내일도 칸타빌레' 역시 이 점을 중점으로 풀어나간다면 반전을 노려볼 만 하다.
게다가 초반 말이 많았던 심은경의 연기에 대해 점차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설내일을 그려나갈 심은경의 열연과 '내일도 칸타빌레'의 간판, 주원의 열연이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살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열혈 청춘들의 사랑과 빛나는 성장 이야기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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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칸타빌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