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 1차전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과연 삼성이 지난해처럼 반등에 성공하며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
삼성은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선발 릭 밴덴헐크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난조와 타격 부진으로 2-4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중요한 1차전서 기선제압을 당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1차전 승리를 거둔 팀이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80%에 달한다. 성의 전후기 통합우승으로 인해 한국시리즈가 개최되지 않았던 1985년을 제외한 31번의 시즌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은 총 24회 우승을 달성했다. 그만큼 첫 경기는 중요하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1차전에 앞서 “물론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선 1차전을 이겨야 한다. 그리고 3승을 먼저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기선 제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이 홈에서 먼저 패하며 류 감독의 계획은 어긋났다.
그러나 낙담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삼성은 지난 시즌에도 4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두산에 한국시리즈 1차전을 내줬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상승세를 탄 두산은 1차전서 삼성에 7-2 승리를 거뒀고 2차전도 13회 연장 접전 끝에 5-1로 승리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삼성의 위상이 흔들렸다.
하지만 삼성은 잠실에서 열린 3차전서 3-2 승리로 시동을 걸었다. 4차전에선 다시 패하며 우승을 내줄 위기를 맞았으나 나머지 3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삼성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탄탄한 마운드였다. 당시 마무리 오승환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해 3세이브를 수확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따라서 삼성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기 위해선 마운드의 힘이 필요하다. 1차전에선 필승조 안지만이 등판해야 할 상황에서 담 증세로 인해 투입되지 못했다. 이제 2차전부터 역공을 펼치기 위해선 필승조의 전천후 활약이 절실하다. 안지만은 “5회부터라도 던지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낸 상황. 그는 몸에 이상만 없다면 팀을 구해낼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다.
여기에 정규 시즌서 부진했던 심창민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희망을 보였다. 류 감독은 “안지만 앞에 던질 투수는 심창민이다. 부상에서 회복됐고 구위도 좋다”면서 믿음을 보였고 1차전서 좋은 투구로 그나마 위안이 됐다.
또 삼성의 타선이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서도 타자들이 타격감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삼성은 1승 3패로 위기에 몰린 첫 4경기서 경기 당 1.75 득점을 뽑는 데 그쳤다. 하지만 5차전부터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났고 특유의 투타 조화를 앞세워 역전 우승을 일구어냈다.
삼성은 정규 시즌서 팀 타율 3할1리로 리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타선에 힘이 있었다. 팀 홈런도 161개로 리그 2위의 기록. 공격력에 있어선 절대 뒤지지 않는 팀이다. 실전 경기를 많이 치르지 못해 일시적인 부진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컨디션을 끌어 올린다면 역습도 충분히 가능하다. 투타 양 면에서 기본기가 탄탄한 삼성의 장점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과연 삼성이 2차전부터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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